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단독] 엔진에 침투한 황사, 항공기 안전도 위협

<앵커>

이렇게 활주로를 이륙했던 항공기가 다시 공항으로 돌아오는 항공기 회항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체 결함으로 회항이나 결항한 사례가 228건으로 7년 전보다 2.5배나 증가했습니다. 여기에는 정비 시간 부족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최근에는 황사 때문인 경우도 있습니다. 황사 먼지가 연료 탱크를 통해서 엔진 연료에 침투한 탓에 회항한 것으로 드러난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우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재작년 8월, 인천에서 미국 LA로 가던 아시아나 여객기가 일본으로 회항했습니다.

4개 엔진 가운데 2개 엔진에서 연료 이물질을 걸러주는 필터가 막혔다는 신호가 나온 겁니다.

[황사식/한국항공직업전문학교 교수, 전직 기장 : (연료 필터가 막히면) 가속기를 많이 밟아도 (연료가) 얼마나 들어가는지 (모르죠.) 자기 마음대로 들어가 버리니까… 그런 상황으로는 장거리 비행은 갈 수 없죠.]  

인천공항공사 조사팀이 필터 속 이물질을 살펴봤더니, 전체 88%가 규소와 칼슘으로 분석됐습니다.

모래나 석회에서 나온 흙먼지 성분인 겁니다.

정밀 조사 결과, 급유 당시 항공유에는 먼지 성분이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항공기 연료에 흙먼지가 들어간 걸까.

항공기 연료탱크는 날개 안쪽에 장착돼 있는데, 이착륙 때마다 급격한 온도 차에 노출되기 때문에, 연료 팽창에 대비해 날개 끝에 공기 흡입구를 열어둡니다.

[정윤식/경운대 교수, 전직 기장 : 벌레도 들어갈 수 있고 바람 같은데 이물질로 혹시 들어갈 수도 있고. 누적돼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그렇죠.]  

결국, 연료탱크에 황사가 유입돼 엔진 연료 필터가 막히면서 여객기가 회항했다는 결론이 나온 겁니다.   

지금까진 황사가 시정 장애나 계기판 오작동 원인으로만 인식돼왔는데, 처음으로 운항 중 엔진 필터를 막는 중대 위험요인으로 인정된 겁입니다.

당시 조사에 함께 참여했던 국제항공운송협회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마시모토 유키오/국제항공운송협회 연료조사관 : 해발 3,000m 상공에 뜬 황사 즉, 지상에 내려오지 않고 공중에 머물러 있는 이런 성분과 항공기 엔진 연료 필터에 쌓인 것이 동일하다고 (확인돼 왔습니다.)]  

이에 따라 황사 철에 한국과 일본 공항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는 평균 1시간가량 황사에 노출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이미 10년 전부터 황사의 운항 위협을 인정하고 항공사별 매뉴얼까지 만든 만큼, 우리 정부와 항공업체들도  대책을 서둘러야 할 때입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