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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전세자금 허술 대출…사기꾼에 160억 샜다

<앵커>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서민 전세 자금 대출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엉뚱한 곳으로 새고 있었습니다. 허술한 대출 심사를 노린 대출 사기단에 공적자금이 무려 160억 원이나 흘러들어 갔습니다.  

박하정 기자입니다.

<기자>

서민 전세 자금 대출을 받으면 시중 은행보다 1~2%포인트 낮은 금리로 최대 15년까지 전세금을 빌릴 수 있습니다.

정부투자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대출금의 90%까지 변제를 보증합니다.

은행 입장에선 돈을 떼인다 해도 대출금의 90%는 안심인 셈입니다.

때문에 대출 심사 과정이 허술했습니다.

대출 사기단은 돈이 궁한 노숙자 등을 가짜 세입자로 모은 뒤, 가짜 재직증명서를 만들어 대출 자격이 있는 근로자인 것처럼 꾸몄습니다.

그리곤 집주인들을 모아 가짜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해 은행에 대출을 신청했습니다.

이들은 은행에서 실사를 나올 것을 대비해 이곳 사무실을 잠시 빌린 뒤 임차인들이 이곳에서 일하는 것처럼 꾸몄습니다.

허술한 실사 절차로는 이런 사기단을 적발해 낼 수 없었습니다.

[최성환/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 : (은행 실사단이) 사무실 간판만 밖에서 확인하고 그 간판 사진만 찍고 철수하는 방법으로는 그 업체가 유령 업체인지 여부를 도저히 확인할 수 없는 거죠.]

한 20대 남자는 30살 미만은 배우자가 있어야 대출받을 수 있다는 말에 낯선 여자와 혼인 신고까지 하며 세입자 행세를 하기도 했습니다.

대출 사기조직이 받은 160억 원의 90%인 144억 원을 주택금융공사가 대신 갚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담당 직원 : 아예 갚을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민사적으로 (소송을 해서) 회수를 해야 되잖아요. 일부는 (회수가) 어려운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주택금융공사가 지난해 대신 갚아준 전세 대출금은 무려 2천68억 원이나 됩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이승희, 화면제공 : 서울남부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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