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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이웃에…" 전재산 기부하고 떠난 20대 여사장님

"그동안 모은 돈이 아프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쓰였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11월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의 한 병실에서 김 모(28·여)씨가 아버지(61)의 손을 잡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김 씨는 외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해 지난 2012년 친구와 함께 서울 홍익대학교 앞에서 케이크, 쿠키 등을 만들어 파는 디저트샵을 연 당찬 아가씨였습니다.

이곳에서 만든 디저트가 맛있다고 입소문을 타면서 을지로 등 3곳에 매장이 새로 들어섰고 제조 판매 및 프랜차이즈 시스템 운영·관리가 체계적인 업체임을 인증받아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제정한 품질경영시스템 국제규격도 획득했습니다.

자신의 꿈을 향해 한발한발 내딛던 김 씨는 2013년 11월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가 어려워 병원을 찾았고 청천벽력과도 같은 림프암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 지난해 6월까지 6차례에 걸친 항암 치료 끝에 종양 대부분이 사라졌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한 달 뒤 컴퓨터 단층촬영(CT)에서 사라졌던 종양들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8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김 씨는 지난해 11월 7일 1년여간의 투병 끝에 결국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에게 한 말은 유언이 됐습니다.

김 씨의 아버지는 딸의 뜻에 따라 자신의 모교인 아주대에 딸이 그동안 번 3억 원을 기부하기로 하고 최근 림프암 전공을 희망하는 의과대 학생과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 등 10명을 선정해 이번 학기 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

아주대 측은 매년 3천만 원씩 10년간 장학금을 기부하기로 한 김 씨의 아버지를 초청해 기부식을 진행하고 장학금에 김 씨의 이름을 붙이기로 했습니다.

김 씨의 아버지는 "하나밖에 없는 딸을 잃어 아직도 슬프지만 항상 아프고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던 딸이 자랑스럽다"며 "이 장학금을 받은 후배들이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인재로 컸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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