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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박목월 미발표 詩, 쏟아져 나온다

SBS 나이트라인 초대석

[취재파일] 박목월 미발표 詩, 쏟아져 나온다
제목 : 5월 A

비닐 우산을 쓰고
직장을 나선다
날씨를 근심하면서
인사를 하면서

비닐우산 속에
모든 얼굴은 젖어있다

가난한 생활인의
호젓하게 외로운 심령

물론
그들의 눈에
비닐우산이 보일리 없다


한국 시문학의 거목, 박목월 선생님의 미발표 詩입니다.

지난 3월 24일, 시인 박목월 탄생 100주년을 맞아 신달자, 유안진, 오세영… 한국 문학계를 이끌어 가는 박목월 선생님의 제자와 문단 후배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선생님의 시를 낭독하고, 선생님과 얽힌 추억을 공유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 선생님에게 직접 배웠거나 추천으로 등단한 시인 40명이 헌정시집'적막한 식욕'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나이트라인 초대석을 찾은 박목월 선생님의 장남이자 서울대 명예교수이신 박동규 교수님께서는 다음달 부친의 육필 초고 노트에 담긴 시를 묶어 시집으로 낼 계획입니다. 위에 있는 시 '5월 A'도 미발표시로 스튜디오에서 직접 낭독해 주셨습니다. 박 교수님은 또 아버님의 묘소 옆에 시비를 세우고 공원을 조성해 누군든지 방문해 박목월 선생님의 시를 읽고 편히 쉴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다음은 박동규 교수님과의 일문일답입니다.

Q : 지난달 24일은 선생님이 세상을 떠난 기일이기도 했는데, 그날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고요?

 -  올해가 박목월 탄생 100주년 기념입니다. 그래서 그 오프닝 이벤트, 기념식으로 제자들이 모여서 같이 시도 낭송하고 추모하는 그런 모임을 가졌습니다.

Q : 아버님 헌정시집도 나왔죠?

-  현역으로 시를 쓰는 한 40여 분의 작품들을 모아서, 이렇게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런 헌정식을 가진 것입니다. 제가 아버님 대신에 그 헌정 책을 받아 들었을 때, 내가 꼭 건너가는 하나의 다리처럼, 아버님이 기뻐하실 것이라는 게 내게도 스며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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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박목월 선생님의 육필 원고를 갖고 오셨는데, 아직도 미발표 시들이 많이 있나 봐요?

-  사실은 이것(미발표 시잡)을 내가 해놓은 것이 아니라,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집에서 차근차근, 아버님이 쓰시던 시작 노트들을 전부 묶어서 잘 보관해 주셔서, 돌아가시면서 내가 받아들고 있는 것이 한 300권 정도 됩니다. 그중엔 몇 줄 있는 것도 있고, 이미지 한 줄로 채워져 있는 것도 있지만, 그런 것을 잘 보삽하고, 그것의 의미를 다시 재해독해서 창작 과정의 이야기들을 책으로 발간해보고 싶습니다.

Q : 올해 아버님 탄생 100주기를 맞아 많은 행사를 준비하시고 계획하고 있으신데 설명 좀 해주시죠.

-  4월 25일 한양대학교 박물관에서 유품전이 있고, 그날 오후에는 학술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전국에 있는 교수들의 목월 문학의 본질에 대한 학술적 토의회가 있고, 5월 30일에 목월 선생이 계시는 용인 공원에서 시인들 한 200명이 모여서 공원 개원식을 합니다. 거기는 시비를 한 4개쯤, 이렇게 많이 세우고, 거기에 벤치도 마련하고 해서, 묘지를 들렀다가 내려오셔서 거기서 시도 보고 같이 시에 대한 명상도 가질 수 있는 그런 자리를 이번에 건립해서 만들어서 그 개원식을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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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트라인-배재학의 0시 인터뷰] 박목월 탄생 100주년…그가 남긴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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