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신용카드 발급 절차…남의 카드로 '펑펑'

<앵커>

중국에서 구입한 한국 사람들의 개인정보을 이용해 신용카드 수십 장을 발급받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금액만 1억 5천만 원이 넘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중순, 새로 발급된 신용카드를 수령하던 남성을 경찰이 현장에서 체포했습니다.

붙잡힌 남성은 다른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신용카드를 30장 넘게 허위 발급받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얼마나 허술하기에 남의 명의의 카드를 수십 장이나 발급받을 수 있던 걸까.

전화로 발급 신청을 할 경우 직장명, 계좌번호, 주민등록번호, 그리고 주민등록증 발급일이나 운전면허 번호만 알면 됩니다.

붙잡힌 남성은 이런 정보가 담긴 개인정보를 중국에서 구매해 카드발급에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경호/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카드사에서 카드를 처음 가입 시 주민등록번호하고 주민등록 발급일자, 이렇게 최초 1회 수집을 합니다. 이미 작년에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때문에 카드사가 보유했던 정보가 이미 다 빠져나간 상태거든요.]

지금까지의 허위 카드 발급 사건은 대체로 아는 사람의 명의를 도용하거나, 노숙자 등 특정인의 개인정보를 빼내 저지른 범행이었습니다.

이번처럼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불특정 다수를 노린 카드 발급 범행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0여 명에 피해액만 1억 5천여만 원, 그러나 아직 자신이 피해자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피해액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