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간단한 수화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각장애인 환자가 정확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이해하기 힘듭니다.
청각장애인 환자는 자신의 증상을 이야기할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합니다. 수화를 알아들을 수 없는 의사도 소통이 안되니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그런데 때마침, 이런 난감한 상황을 해결해줄 한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달인이 등장해 의사와 환자 사이의 소통을 돕자, 비로소 진료가 순조롭게 진행됩니다.
오은정 달인은 수화를 통해 청각장애인 환자한테 증상, 시기, 원인 등 구체적인 정보를 얻어 정확한 진찰을 돕습니다. 환자와 소통이 잘 안되면, 엉뚱한 진단이 내려질 확률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은정 달인은 청각장애인 환자의 아주 미세한 표현까지 잡아내서 정확하게 전달합니다.
겉보기에는 이상을 찾아볼 수 없지만 사실 이 환자는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사람입니다.
들을 수 없어 말로 소통할 수도 없고, 볼 수도 없어 수화로도 전달이 불가능한 상황. 담당 의사는 적잖이 당황한 모습입니다.
맞잡은 네 손으로 더듬더듬 서로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를 지켜보는 의사는 그저 놀랄 따름입니다.
"청각장애인들이 노래를 부르는데 '어우어우'하며 노래를 부르는데, 저희 같으면 사실 창피하잖아요. 그런데 청각장애인들은 다른 사람한테 보여지는 걸 신경 쓰지 않아요. 그걸 보면서 제가 청각장애인분들한테 용기를 배웠어요."
오은정 달인은 단순히 의료통역사가 아닌, 청각장애인과 세상을 연결해주는 다리와 같은 존재입니다. 그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친구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지금의 달인으로 만든 겁니다.
"저는 계속 의료 통역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매일 바쁘지만, 제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이라 항상 즐겁습니다. "
말하지 않아도 교감할 수 있는 달인 오은정 씨.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그녀는 청각장애인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아주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