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총리 "위안부, 인신매매의 희생자"

 <앵커>

아베 일본 총리가 미 의회 연설을 앞두고 언론과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인신매매의 희생자'라며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조금은 나아진 것 같지만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이성철 특파원입니다.

<기자>

아베 총리는 워싱턴 포스트 컬럼니스트인 이그나시우스와 인터뷰에서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라고 말했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고초를 겪은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도 했습니다.

인터뷰는 기명 컬럼 형식으로 요약 게재됐고, 웹사이트에 전문이 실렸습니다.

아베 총리의 '위안부' 언급은 미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을 앞두고 미 조야에 과거사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외교 소식통은 인신매매라는 표현은 다소 진전된 것이지만, 우리 정부의 요구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아베 총리의 의도도 불확실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정신대 대책위도 인신매매의 주체가 누군지 불분명하고, '가슴이 아프다'는 표현도 사죄나 반성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워싱턴의 지일파 인사들은 아베 총리가 미국을 향해 이런 말을 한 적은 없었다면서 긍정적 평가를 내놨습니다.

아베 총리의 방미와 의회 연설을 앞두고 사전 조율을 위한 일본 정부 안팎 고위 인사들의 발걸음도 바빠졌습니다.

고무라 일본 자민당 부총재는 집단적 자위권을 비롯해 자위대 역할 확대를 강조했고, 미측 인사들은 이를 환영하며 정보 공유 등 한미일 안보협력 확대를 주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