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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급증하는 산불…그런데 산불은 누가 끄나?

[취재파일] 급증하는 산불…그런데 산불은 누가 끄나?
● 연일 산불…평년보다 70% 증가
 
하루가 멀다 하고 연일 산불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전국에서 30건의 산불이 발생했는데 하루 63건의 산불이 났던 지난 2002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많은 산불이 하루에 일어났다. 올해 들어 3월 24일까지 전국에서 일어난 산불은 253건으로 모두 140헥타르에 가까운 산림이 불탔다. 같은 기간 지난 10년 평균 산불 건수가 149건이니까 예년에 비해 70% 넘게 증가한 셈이다. 면적으로 쳐도 10년 평균 피해면적 117헥타르보다 20% 증가했다.
산불 캡쳐_640

  
● 가뭄 심한 중부지방 크게 증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부 지방의 극심한 가뭄이 산불 피해를 더 키우고 있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들(세종시 포함)에서 일어난 산불 253건 가운데 중부지역인 서울과 인천, 경기, 강원 4개 시도의 산불 건수가 136건으로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10년 평균 7건의 산불이 났던 인천에서는 벌써 24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10년 평균 10.2건이 났던 강원도에서는 3배 넘는 35건이 났다. 특히 경기도에서는 지난 10년간 평균 5.7건 밖에 나지 않았지만 올해는 벌써 11배가 넘는 64건의 산불이 일어났다. 서울에서도 예년의 3배 넘는 13건의 산불이 났다.
 
● 산불 진화 책임은?
 
그런데 이렇게 산불이 났을 때 과연 불을 끄는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기본적으로 산불 진화에는 모든 행정력이 동원된다고 볼 수 있다. 산불이 커지면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에 초기 진화가 중요하다. 그래서 지자체 공무원들은 물론 주민과 산림공무원, 소방공무원, 경찰, 군인까지 동원된다. 그렇다면 그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누구의 지휘를 받아야 할까? 혼선을 막기 위해 산림보호법과 시행령에는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를 설치하도록 명시돼 있다. 산불이 대형이냐 중, 소형이냐에 따라 지휘본부의 본부장이 달라진다.
 
대형 산불은 피해면적이 100만 제곱미터 이상으로 확산되거나 24시간 이상 지속된 산불을 말한다. 그 이하면 중, 소형 산불이다. 대형 산불일 경우 현장통합지휘본부장은 시장이나 도지사가 맡고, 중소형 산불은 시장, 군수, 구청장 또는 국유림관리소장이 맡도록 돼 있다. 산불의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보다 그 지역 주민들이기 때문에 산불 지역의 지형과 마을 사정을 잘 알고, 또 행정적 지원은 물론 가장 많은 진화인력을 동원할 수 있는 지자체장에게 권한과 책임을 맡기는 것이다.
 
● 산불 진화는 헬기 몫
 
산불 진화에 아무리 많은 인력이 투입되더라도 가장 효율적인 진화 수단은 헬기다. 산불이 바람을 타고 번져가는 상황에서 험한 산을 올라가 등짐펌프나 곡괭이로 산불을 끄기란 여간 어렵고 위험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 수백 명의 몫을 헬기는 1대로도 가능하다. 산림청 산림항공본부에는 모두 45대의 산림헬기가 있는데 원주의 본부를 비롯해서 전국의 10개 지소에 3~5대씩 분산 배치돼 있다. 이 밖에도 각 지자체는 산불 조심기간에 인접 시군과 공동으로 민간 헬기를 임차해 배치해 두고 있다.
 
● 다재다능 KA-32
 
[취재파일] "산불
 
산림청의 주력헬기이다. 산불진화는 물론 인명구조와 산림방제, 자재운반 등 모든 분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기종이다. 러시아 KumAPE사에서 제작했고 최초 개발자 Kamov의 이름을 따서 통상 “카모프”로 불리기도 한다. 대형헬기로 분류되며 3시간 넘는 체공시간으로 한번에 2천 리터의 물을 산불 지역에 쏟아 부을 수 있다. 산림항공본부는 30대의 KA-32를 보유하고 있다.
 
● 초대형 S-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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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Erickson에서 제작한 초대형 헬기이다. 카모프보다 체공시간은 40분 정도 짧지만 2.7배나 많은 8천 리터의 물을 한 번에 실을 수 있다. 200리터 드럼통 40개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산림항공본부에는 총 3대의 S-64가 있다. 산림항공본부는 이 밖에도 중형급인 Bell412 1대,  AS350 7대, Bell206 4대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헬기 작업도 바람의 영향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중형 헬기라도 초속 15미터가 넘는 바람이 불면 안전상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대형헬기와 초대형 헬기도 초속 20미터가 넘는 바람에서는 진화작업에 제한을 받는다. 헬기가 작업하지 못할 정도의 바람에 진화인력이 어떻게 불을 끌 수 있을까?
 
● 산불, 조심하기 나름
 
올 들어 난 산불 253건 가운데 가장 많은 53건(21%)은 논밭두렁 태우기 때문에 일어났다. 또 53건(21%)은 쓰레기 소각 때문이었고, 52건(20%)은 입산자 실화 때문이었다. 무심코 버린 담뱃불 때문에 일어난 불도 16건(6%)에 달했다. 결국 산불 대부분은 조금만 조심하면 막을 수 있는 사소한 실수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매년 봄, 가을이면 지겹도록 "산불 조심"을 외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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