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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슬기 부업의 달인, 치매 노모 향한 '애틋 사랑'

다슬기 부업의 달인, 치매 노모 향한  '애틋 사랑'
맑은 물이 흐르는 충청북도 제천. 이곳에는 다슬기가 많이 삽니다. 
때문에 다슬기 까기를 부업으로 삼아서 지내는 분들도 꽤 많습니다.
[스브스] 다슬기
당연히 각자만의 노하우로 다슬기를 까는 '고수'들도 많게 마련이겠죠.
다슬기 까기 고수들이 '판'을 치고 있는 충북 제천에서 다슬기 까기 세계를 제패한 달인이 있습니다.
[스브스] 다슬기
[이웃 주민: 다른 분들은 그분 잘 모르시거든요 맨날 집에만 계시기 때문에...]
[스브스] 다슬기
바로 밤낮 가리지 않고 오직 집에서만 일을 하는 다슬기 까기 달인 이정순 씨입니다.
그녀가 다슬기 까기 세계에 뛰어든 지도 벌써 10년 째입니다.
[스브스] 다슬기
언뜻 보면 특별한 기술이 필요해 보이지 않는 다슬기 까기.
하지만, 속살을 빼는 동시에 다른 손으로 껍질을 돌리는 나름의 정교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스브스] 다슬기
달인은 왼손으로 다슬기를 한 개씩 잡고 재빨리 다슬기 몸통에 바늘을 꽂아서 도르르 속살을 뽑아냅니다. 다슬기를 고정한 상태에서 바로 꺼내면 다슬기 속살이 잘려 나와 상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하루 종일 허리를 구부리고 해야 하는 일이지만, 손톱만 한 속살을 모아 1kg를 채우면 1천500원을 받습니다.  다슬기 하나로 따지면 채 1원도 되지 않아서 하루에 3만 원 벌기도 어렵습니다.
[스브스] 다슬기
게다가 너무 많은 작업량 탓에 눈이 나빠져 재작년에는 백내장 수술까지 받았습니다. 수술 이후에도 계속된 부업 때문에 시야가 점점 흐려지는 터라 지금은 10년간 일해온 감각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이 일을 놓을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입니다.
[스브스] 다슬기
가만히 앉아 다슬기를 까는 동안 어머니와 마주 앉아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정순/다슬기 부업 달인: 이대로 사시다가... 사시는 날까지 같이 소일이라도 이렇게 하면서 살다 가시는 게 소망이에요, 소망. 이생의 인연은 이것이 끝인데...]
[스브스] 다슬기
치매는 가족도 버린다고 했던가요. 
하지만, 곁에서 어머니를 지키겠다는 마음이 그녀를 다슬기 까기 달인으로 만들었던 겁니다.
[스브스] 다슬기
"저는 지금 진정 행복합니다. 제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거든요. 사랑하는 어머니를 모신다는 것.." 

- 달인 이정순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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