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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70여 명 사상…운전자 떨게하는 청주 '공포의 도로'

최근 5년간 교통사고로 7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청주 상당산성∼명암저수지 도로가 운전자들에게 '공포의 도로'로 불리고 있습니다.

청주시와 경찰 등 관계기관이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며 머리를 맞댔지만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대형차량 통행금지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오후 5시 청주시 상당구 용정동 상당산성∼명암저수지 간 도로에서 45인승 통근버스와 2.5톤 화물차(운전기사 문 모 씨·57)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화물차 운전자 문 씨가 숨지고 버스운전자 등 승객 15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이 일대가 한동안 심각한 교통 체증을 빚기도 했습니다.

지난 17일 오후 4시 20분에도 이 도로에서 이 모(60)씨가 몰던 화물차가 옆으로 넘어지며 실려 있던 철제빔이 도로로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사고 당시 지나는 차량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도로교통공단 충북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9년∼2013년) 상당산성∼명암저수지 4.5㎞ 구간의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는 모두 31건에 달합니다.

사상자만 해도 73명입니다.

지난해와 올해 발생한 사고 건수까지 합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2009년 개통된 이 도로는 경사가 비교적 심하고 급커브 구간이 많습니다.

급경사의 언덕에서 내려오는 화물 차량이 우회전하다 보면 중심을 잡지 못한 채 쏠리면서 옆으로 넘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싣고 있던 화물이 쏟아져 2차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입니다.

청주시와 충북지방경찰청은 사고가 빈발하자 이 일대에 과속 방지턱 8곳과 안전표지판 등 교통 안전시설을 대거 설치했습니다.

또 40㎞이던 최저속도를 30㎞로 낮췄고 2013년 4월에는 도로 경사를 조정하기 위해 선형 개선 사업도 벌였습니다.

그럼에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사고가 줄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도로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비판과 함께 미봉책이 아닌 도로 선형의 대대적인 개선과 대형 차량 통행 제한 등 실질적인 사고 방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충북지방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애초 도로 설계에 문제가 있는 만큼 다른 안전시설을 만들어도 사고는 계속될 것"이라며 "사고가 집중되는 화물차나 대형차량에 대한 통행을 제한시키는 방법 등을 관계기관과 함께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의 한 관계자 역시 "지난 18일 관계기관과 이 구간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며 "대형 차량 통행 제한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운전자의 안전운행 준수 의식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도로교통공단 충북지부의 원용준 연구원은 "사고 방지를 위한 관계기관의 대책이 필요하겠지만, 충분히 감속시킨 뒤 커브를 도는 등 사고를 막으려는 운전자들의 안전 운전 습관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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