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학생 과제 글 조롱한 외국인 교수 재임용 거부 정당"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이 영어로 쓴 글을 SNS에 올리고 문법상 어색한 부분에 대한 험담을 한 외국인 교수를 다시 임용하지 않기로 한 대학의 결정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경란 부장판사)는 이화여자대학교 측이 "A교수에 대한 재임용 거부 처분 취소 결정이 부당하다"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A교수는 2012년 3월부터 이화여대에서 교양 영어 수업을 맡아왔다.

그는 2013년 9월 학생이 작성해 온 과제물의 영문 표현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I can't help but laugh(웃지 않을 수 없다)'라며 조롱했다.

험담 글은 다음 달에도 이어졌고, A교수의 친구들은 함께 조롱하는 댓글을 달았다.

그는 자신의 애완견을 부정적으로 바라본 한국인 노인을 언급하며 영어 욕설을 올리고, 한국말로는 영어 욕설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묻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또 총장 허가 없이 해외여행을 떠나면서 강의를 빼먹기도 했다.

이화여대는 A교수에 대한 평가를 거쳐 지난해 2월 재임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A교수는 재임용 거부가 부당하다며 교원소청위에 소청심사를 구했고, 소청위가 이를 인용해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고 결정하자 대학 측은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영어강좌 수강생들의 영작에 대해 어법상 표현이 어색한 부분을 조롱한 것은 교육자에게 요구되는 인품 내지는 품위를 저버린 행동으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게시글 자체가 매우 공격적이고 천박한 영어 욕설을 포함하고 있어 대학교수에게 요구되는 적합한 품성을 갖추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A교수의 글로 영작문을 작성했던 학생들이 정신적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보이고, 대학의 대외적 인상이나 명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재임용 거부는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