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패네타 전 미 국방 "위협국 제재보다 가치있는 건 협상"

리언 패네타(76) 전 미국 국방장관은 미국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로 핵과 테러리즘(사이버 테러 포함)을 들면서 "위협 국가에 제재(sanction)를 가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협상(negotiation)을 통해 그들을 설득하고 멈추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패네타 전 장관은 21일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CCGA) 초청 강연회에서 "미국 정부와 의회가 국내·외 현안 해결을 위해 위험과 어려움을 감수하고 적극적인 의견조율(deal)에 나서야 한다"면서 "최선은 옳은 결정을 내리는 것, 그다음은 나쁜 결정을 내리는 것, 가장 안 좋은 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시카고 페어몬트호텔에서 이보 댈더 전 나토 주재 미국 대사(현 CCGA 의장)와의 좌담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강연회에는 800여 명이 참석해 큰 관심을 나타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2009~2011)과 국방장관(2011~2013)을 지낸 패네타 전 장관은 이날 CIA 수장으로서 미국이 9·11 테러 이후 10년간 동안 추적해온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색출해 제거한 것을 업적으로 부각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매우 위험한 작전이었지만 미국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수행했어야만 하는 중대한 일이었다. 누구도 미국을 함부로 공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준 일이다"라며 "미국의 지도자라면 이런 위험과 어려움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네타 전 장관은 펜타곤을 나온 지 1년여 만인 작년 가을, 회고록 '값진 전투들'(Worthy Fights)을 펴내고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과 외교 정책 등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그러나 이날 강연회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정면 비난을 자제하면서 화살을 "의견조율을 하려 들지 않는" 미국 의회에 돌렸다.

1977년부터 1993년까지 16년간 연방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을 지내고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예산관리국장과 비서실장을 역임한 패네타 전 장관은 다양한 경력 가운데 하원의원으로 일한 시기를 최고로 꼽으면서 "당시 모든 일은 (협상) 테이블에서 이뤄졌다. 민주·공화 양당이 국가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함께 일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당시 의회에 거물급 인사가 많았지만, 국가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군사력·예산·건강보험 시스템 등 모든 결정이 쉽지 않았지만 '의회의 목적은 국민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것'이라는 원칙에 모두가 충실했다"고 자부했다.

패네타 전 장관은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 바로 민주 사회다. 그 의견들을 조율해서 정책을 만들고 구현하는 것이 정부와 의회의 역할"이라며 "그러나 지금 미국의 지도부는 위험이나 어려움을 감수하려 들지 않는다.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도 '의견이 달라 협상에 응할 수 없다'며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국내·외 문제들을 능동적으로 해결해나가지 않으면 예산·이민·에너지·기간산업·무역 심지어 전쟁에 대한 권한마저 어떻게 붕괴될 지 모르고, 언제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른다"면서 "결정을 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미국과 이익이 대치된다고 판단한 국가나 집단이 또다시 9·11과 같은 일을 감행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적극적인 자세로 협상 기회를 잡아 그들을 상대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패네타 전 장관은 "핵무기와 테러리즘의 위협이 늘 도사리고 있고, 특히 컴퓨터 기술이 가장 큰 공포"라면서 "정보가 공개된 시대에 테러리즘을 예측하고 추적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