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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된 멕시코 유명 방송인 "배후에 거대 권력 있다"

"대통령 부인 고가주택 부정취득 의혹 폭로 보복 의심"

멕시코 방송계의 거물급인 카르멘 아르스테기(51)가 최근 자신의 소속사인 MVS라디오에서 해고된 것에 대해 최고 권력층이 배후에 있다는 주장을 했다.

아리스테기는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정말로 누군가가 내가 한 일에 대해 화가 났고, 어떤 방법으로든 복수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MVS라디오에서 부정부패를 전담하는 추적보도팀을 이끌면서 모닝쇼 프로그램을 맡은 아리스테기는 자신에 앞서 해고된 팀원 2명의 복직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사측에 전달했으나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지난 15일 해고됐다.

아리스테기는 해고된 팀원 2명과 함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 부인 앙헬리카 리베라가 수도 멕시코시티 근교에서 시가 70억 원이 넘는 고가 주택을 관급공사를 많이 수주한 건설사의 관계사로부터 담보를 통해 사들인 사실을 작년 11월 폭로, 정경유착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아리스테기는 "(내가 해고된 것은) 최소한 대통령의 권력 또는 최고 권력층의 동의가 없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부인의 고가 주택 부정 취득 의혹을 폭로한 것이 해고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말에 아리스테기는 "의심이 간다"면서도 "분명히 정부의 관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증명할 길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아리스테기는 자신과 팀원 2명을 해고 이전의 조건으로 복직시킬 것을 MVS라디오에 공개로 요구했다.

MVS라디오는 아리스테기의 팀원 2명이 회사의 승인이 없이 폭로 전문사이트인 '멕시코리크스'에 회사 이름으로 참여했다는 이유로 해고했다.

MVS라디오 최고경영진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복직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다. 아리스테기의 행운을 빈다"며 해고 과정에 정부의 어떠한 압력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아리스테기는 2011년 펠리페 칼데론 당시 대통령이 알코올에 중독돼 있다는 한 야당 의원의 주장과 관련해 방송을 진행하면서 "정부가 직접 이 내용을 해명하라"고 말했다가 소문을 확인도 하지 않고 방송해 윤리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해고됐으나 청취자들의 항의가 빗발쳐 2주뒤 복직한 적이 있다.

아리스테기 추적보도팀의 폭로로 리베라는 주택을 팔겠다고 선언하는가 하면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자신의 재산 목록을 스스로 공개하기도 했다.

리베라에게 주택을 지어준 업체는 멕시코시티와 산업도시 케레타로를 잇는 고속철 사업자 컨소시엄에 선정된 건설사의 관계사였고, 또 다른 관계사는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대통령선거에 출마했을 때 전세기를 제공하고 선거캠페인 인쇄물을 전담했다는 지역 신문들의 보도도 나왔다.

이 때문에 세간에 정경유착에 대한 의혹은 더욱 커졌다.

리베라는 주택을 내놓겠다고 발표하면서 은행이 아닌 주택을 지어준 업체에 거액의 담보대출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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