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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중 '사드·AIIB 외교전' 숨은 변수는 일본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문제를 둘러싼 한국과 미국, 중국 간의 3각 외교전에서 일본이 숨은 변수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우리나라가 사드와 AIIB 문제를 놓고 사실상 주요 2개국(G2)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데 일본의 외교적 움직임이 이런 선택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AIIB와 관련해 일본이 워싱턴에서 유포하는 이른바 '한국의 중국 경도론'이 문제라는 지적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지일파 학자들에게서 주로 나오는 '한국의 중국 경도론'은 말 그대로 한국이 미국과의 전통적인 동맹 관계에서 벗어나 중국 쪽으로 치우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라고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이런 논리는 한국 정부가 북한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는 데 사드와 같은 무기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중국 쪽의 눈치를 보느라 선뜻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잘못된 인식을 미측에서 심어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경도론'은 센카쿠 문제 등을 이유로 중국과 외교적으로 대립하는 일본이 한국과 중국이 과거사 문제를 연결고리로 '이심전심 공조'를 하는 것을 견제하자는 속셈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비록 한국과의 대미 외교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차원에서 나온 주장이라고 하지만 워싱턴에서 이런 일본의 논리가 적지 않게 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로서는 신경이 쓰이는 부분입니다.

청와대는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의 뉴욕 방문시 사전에 배포된 주요 싱크탱크 전문가들과 간담회 자료에서 '한국의 중국 경도론은 오해'라는 문구를 넣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중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의 경제적인 필요성을 이유로 정부 내에서 AIIB 가입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임에도 아직 AIIB 참여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런 외교적 배경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우리와 달리 미국은 AIIB에 참여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AIIB의 의사결정구조 등을 이유로 동맹국의 참여에도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도 AIIB 참여에 유보적인 태도를 나타내면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고 있습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만약 영국 등 주요 국가가 AIIB 참여 선언을 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참여를 발표했었다면 일본 쪽에서는 '한국이 중국으로 경도되고 있다'는 말을 미국에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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