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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조양호 자신감, '박근혜 약발'인가?

[취재파일] 조양호 자신감, '박근혜 약발'인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제4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회가 오늘 강릉에서 사흘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폐회됩니다. 구닐라 린드베리 조정위원장을 비롯한 11명의 조정위원들은 교통, 숙박, 통신, 재정, 마케팅, 경기장 건설, 사후 활용 방안 등 모두 12개 분야를 꼼꼼히 점검하고 확인했습니다. 오타비오 친콴타 국제빙상연맹 회장, 장 프랑코 카스퍼 국제스키연맹 회장, 르네 파젤 국제아이스하키연맹 회장 등 동계 종목 거물급 조정위원들도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각종 회의에 참석해 송곳 같은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조정위원회의 최대 화두는 ‘테스트 이벤트’였습니다. 린드베리 조정위원장은 내년 2월부터 올림픽 개막 이전까지 열리는 각 종목 테스트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는 점을 내내 강조했습니다. 동계 스포츠대회 개최 경험이 적은 한국으로서는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린드베리 위원장이 테스트 이벤트를 계속 말하는 이면에는 평창 측의 경기장 지연 건설과 준비 소홀로 자칫하면 테스트 이벤트가 제대로 치러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그 근저에 깔려있다고 봐야 합니다.

어제(18일) 전체 회의 기조 발언에서 조양호 평창조직위원장이 가장 자신 있게 밝힌 부분은 ‘마케팅’입니다. 평창조직위는 어제 대한항공과 항공 부문 후원 계약(약 5백억 원 추정)을 맺었는데 조위원장은 이에 대해 “최근 스폰서십에 관해 큰 진전을 이뤘다. 중앙 정부의 강력한 지원,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힘이 가장 컸다. 대한항공과의 후원 협약은 시작에 불과하다. 현재 여러 대기업과 협상을 진행 중인데 올해 안에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해 7월말 부임 이후 이렇게 힘주어 말하는 것은 제가 처음 볼 정도로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달 24일 청와대로 대기업 총수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습니다. 쉽게 말해 후원 계약에 빨리, 가능한 많이 참여하라는 뜻이었습니다. 평창 조직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전에는 대기업의 반응이 시큰둥했는데 박 대통령의 발언 이후 조직위에 후원 계약과 관련한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 재벌들이 박 대통령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어느 정도 성의는 표시하지 않겠느냐? 속된 말로 ‘박근혜 약발’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평창 조직위의 올림픽 전체 예산은 현재 2조2천7백억 원입니다. 이 금액을 확보해야 적자를 면하고 그 이상이면 ‘흑자 올림픽’의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국내 마케팅으로 책정한 금액은 8천5백억 원인데 지금까지 확보한 금액은 30% 수준에 불과합니다. 지난 해 소치 올림픽을 비롯해 역대 다른 올림픽과는 비교하기 힘들 만큼 초라한 실적입니다. 평창 조직위는 올해 안에 12개 업체를 상대로 총 3천5백억 원의 계약을 성사시켜 모두 6천억 원, 즉 전체 목표액의 70%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주요 대상은 현대대자동차, 삼성, SK 등 한국의 대표적 그룹들입니다. 이 세 곳을 상대로 올해 안에 총 2천억 원의 후원 계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평창 조직위가 IOC 조정위에 보고한 문서에 따르면 ‘Highly Likely'란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현재 협상중인데 성사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뜻입니다. 

평창조직위는 “일본의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가 2017년부터 8년간 IOC와 톱 파트너 계약을 맺었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에 한해 예외 조항을 두었기 때문에 동종업체인 현대자동차가 로컬 스폰서로 진입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도요타가 평창 엠블럼을 사용하지 못하고 올림픽 링만 쓸 수 있다”며 평창 올림픽 자동차 공급 권리와 엠블럼 활용 마케팅 권리가 제외됐음을 티모 루메 IOC TV-마케팅 담당 국장 등 관계자로부터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 그룹에서는 보험회사인 삼성생명이, SK에서는 반도체 회사인 SK 하이닉스가 후원 계약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삼성그룹은 모바일 통신 부문에서 IOC의 글로벌 스폰서(톱 파트너)이기 때문에 그룹 내 다른 업종의 회사가 로컬 스폰서로 참여하게 됩니다. 평창 조직위는 앞으로 정부에 요청해 스포츠토토(체육 복표)를 증량 발행시켜 자금을 확보하는 계획도 추진하는 등 다방면에서 ‘흑자 올림픽’을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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