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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6명 아이 입양한 美동포의 안타까운 돌연사

한국서 6명 아이 입양한 美동포의 안타까운 돌연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한국서 6명의 아이를 입양해 키우며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준 재미동포 1.5세 가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LA 인근 세리토스에 둥지를 튼 김기철 씨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호주로 출장을 갔다가 하루 뒤 심장마비로 쓰러져 사망했습니다.

향년 56세.

서울에서 살다 대학교 2학년 때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한 고인은 칼스테이트 롱비치를 졸업하고 방산업체 '노드롭'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했습니다.

4월 4일까지 호주 출장을 떠났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한 것입니다.

비보를 접한 한인 1.5세 동갑내기 아내 김영란 씨는 호주로 출국하기에 앞서 동포신문들과 인터뷰에서 "호주 출장에서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다 변을 당한 것 같다"며 "평소에도 아이들 양육비를 위해 밤낮으로 성실하게 열심히 일했는데 갑작스럽게 떠나다니 눈앞이 깜깜하다"고 애통해했습니다.

5년간의 열애 끝에 1984년 결혼한 부부는 13년 동안 아이가 없자 입양을 계획했습니다.

1997년 경남 김해의 한 보육원에서 한나(당시 6세) 양을 데려와 기르면서 여느 부부들처럼 싸움도 많이 하고 갈등도 심했지만 결국 한나 양이 그의 삶을 변화시켰습니다.

가족의 의미를 가르쳐준 것은 물론 부모의 책임, 자식에 대한 사랑을 알려줬던 것입니다.

고인은 이후 2010년까지 한나 양이 있었던 보육원에서 정민(2002년)·진영(2005년) 양, 성근(2006년)·상훈·재호(2010년) 군을 차례로 입양했습니다.

김 씨 부부는 또 3년 전 미국 정부 위탁으로 레이첼 양까지 맡아 돌보고 있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고인은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습니다.

아이 1명당 2만∼3만 달러의 입양비, 많은 액수의 양육비는 월급만으로 충당할 수 없어 부동산을 담보로 융자를 받는 등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고인과 함께 입양인들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노력한 스티브 모리슨 한국입양홍보회(MPAK) 대표는 "아이들을 정성을 다해 사랑으로 키우며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려고 최선을 다하는 아버지였다"고 기억했습니다.

모리슨 대표는 고인의 가정을 돕기 위한 기금모금 운동을 다음 달 15일까지 전개할 예정입니다.

기금 후원은 웹사이트(www.gofundme.com/ov3xoo)에서 진행합니다.

(SBS 뉴미디어부/사진=미주한국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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