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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향한 전방위 사정의 칼바람…재계 "당혹스럽다"

재계에 때 아닌 사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포스코를 필두로 한 검찰발 대기업 사정이 전방위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과거부터 사정 당국의 내사를 받아오던 일부 기업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집권 3년차에 부정부패 척결 차원의 대규모 수사가 시작되자 해당 기업 관계자들은 경제상황이 가뜩이나 어려운 마당에 사정의 칼끝이 다방면으로 확산되는 듯한 모양으로 전개되자 당황하는 빛이 역력합니다.

대부분 처음 나온 비리가 아니라 과거 진행돼온 내사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어서 실제 사법처리까지 이어질 사건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옵니다.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 사정의 필요성이 있다면 환부만 신속하게 들어내는 방식을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전방위 사정을 하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국내외 투자 등 전반적인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정준양 전 회장을 비롯해 전·현직 경영진이 줄줄이 소환 대상으로 거명되는 포스코는 내부 긴장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기주주총회 도중에 전격적으로 진행된 압수수색으로 인한 충격은 다소 진정됐지만, 수사범위에 따라 사업에 미칠 파장이 어느 정도일지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어제(16일) 임원회의에서 "검찰수사에 성실히 협조해 조기에 의혹을 해소함으로써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포스코는 이번 수사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추진 중인 국민차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동의 여러 사업에 연관된 포스코건설이 1차 수사 대상이어서 더욱 신경이 쓰이는 눈치입니다.

동부그룹도 김준기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다시 거론되자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동부 측은 2년여 전부터 내사 사건이 계류돼 있었는데 지금까지 검찰에 소환된 직원이나 임원이 없었다는 점을 보면 의혹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것 아니겠느냐는 기대도 내비치고 있습니다.

동부그룹 비자금 의혹은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추적망에 비정상적인 현금 흐름이 포착되면서 내사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세계도 작년 11월부터 거론된 비자금 의혹으로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신세계 측은 "올해 1월 관련 사안을 검찰에 해명했다. 법인계좌에서 인출된 당좌수표라도 경조사비 등 현금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면서 "일단락된 것으로 생각했는데 다시 조사가 착수된다니 하니 다소 당황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신세계의 법인 당좌계좌에서 발행된 당좌수표가 정상적인 물품 거래에 쓰이지 않고 현금화된 경위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세계 관계자는 "만일 조사가 시작되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은 새만금방수제 담합으로 SK건설을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하도록 고발요청권을 행사했습니다.

고발 강제규정을 도입한 법 개정 이후 첫 사례입니다.

SK건설은 "(검찰에서 고발 요청권을 행사한 만큼)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만 밝혔습니다.

이들 외에도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부터 각종 비자금 의혹 등으로 내사 리스트에 올랐다는 설이 나돈 대기업은 검찰의 광범위한 사정 권역에 포함되지 않을까 나름대로 안테나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명박(MB) 정부 당시 자원외교에 대한 국정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방위산업 비리에 대한 합수단의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어 사정 불통이 어디로 튈지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형국입니다.

재계의 한 인사는 "포스코 수사를 보면서 다들 다음 표적은 어디가 될지 불안해하는 상황"이라며 "비리 수사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대외신인도와 투자사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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