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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은 죽지 않아" 주다스 프리스트, 건재 과시

핼포드 "한국 관객에게 진심으로 고마워…다시 볼 수 있기를"

"노병은 죽지 않아" 주다스 프리스트, 건재 과시
"노병은 죽지 않았다."

헤비메탈계의 전설격인 밴드 주다스 프리스트는 16일 밤 서울 광진구 악스홀에서 열린 내한공연에서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국내 메탈음악 팬들에게 건재를 과시했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보컬 롭 핼포드(64)를 필두로 밴드의 원년 멤버인 이안 힐(61·베이스기타), 글렌 팁톤(67·기타), 스콧 트라비스(54·드럼), 리치 포크너(35·기타)가 무대를 가린 대형 커튼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날 저녁 8시께.

메탈 밴드의 공식인 번쩍이는 징이 한가득 박힌 가죽 바지에 민소매 가죽 조끼와 가죽 재킷 차림이었다.

이들은 은퇴를 번복하고 지난해 발표한 앨범 '리디머 오브 소울'(Redeemer of Soul) 수록곡 '배틀 크라이'(Battle Cry)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핼포드의 변함없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관중석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여기에 트라비스의 화려한 드럼 연주와 포크너의 박력있는 기타 연주가 더해지자 무대 앞 스탠딩석을 중심으로 극장 내부는 곧바로 달아올랐다.

핼포드는 쉼 없이 드래곤아웃(Dragonaut)과 '메탈 갓즈'(Metal Gods)까지 이어 불렀다.

그는 오프닝 무대 후 "헬로 에브리바디. 주다스 프리스트 이즈 백"(Hello, Everybody. Judas Priest is back)이라는 말로 지난 공연 이후 3년을 기다린 국내 팬들에게 인사했다.

극장을 메운 1천300여 관객들은 양팔을 머리 위로 올린 채 소리지르며 이들을 격렬하게 환영했다.

핼포드는 이어 '데블스 차일드'(Devil's Child), '빅팀 오브 체인지스'(Victim of Changes) 등 밴드의 전성기인 1970~1980년대 히트곡을 연달아 선보였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히트곡이 이어지자 스탠딩석 관객들은 제자리에서 뛰고 헤드뱅잉을 하며 열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공연이 중반부에 치달으면서 '러브 바이츠'(Love Bites)와 '마치 오브 더 댐드'(March of the Damned), '터보러버'(Turbolover) 등의 노래가 나오자 예상대로 관객들의 후렴구 떼창이 시작됐다.

핼포드는 관객들의 떼창이 계속되자 마이크를 관중석에 넘겨 노래를 양보했다.

핼포드는 국내 팬들의 호응에 감격한 듯 "이 아름다운 나라에 다시 와서 기쁘다. 우리가 벌써 41년이 됐다. 긴 시간이었다. 여러분의 성원, 사랑, 헌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맙다"는 말만 대여섯 차례 반복하며 관객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다.

이전 내한공연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브레이킹 더 로'(Breaking the Law)에서 연출됐다. 2층 지정석 관객들까지 일어서서 후렴구 "브레이킹 더 로, 브레이킹 더 로"를 합창했다.

핼포드는 마지막곡 '헬 벤트 포 레더'(Hell Bent For Leather)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무대에 등장하는 '쇼'도 잊지 않았다.

1시간30여분가량 쉼 없이 계속된 공연이 끝났지만 관객들은 이번 내한공연이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절박함 속에 "프리스트, 프리스트"를 외치며 밴드를 다시 무대로 불러세웠다.

이에 주다스 프리스트는 '더 헬리온'(The Hellion), '일렉트릭 아이'(Electric Eye) 등을 앙코르곡으로 선사했다. 그러고도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은 끊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한 곡만 더 하겠다"며 부른 '페인킬러'(Painkiller)에 이어 애초 세트리스트에도 없던 '리빙 애프터 미드나이트'(Living After Midnight)까지 부르고 나서야 관객들은 이들을 놔줬다.

공연은 관객들의 기립 박수 속에 마무리됐다. 관객들은 공연의 여운이 남은 듯 관객석에 불이 켜지고 나서도 한참을 서서 "주다스 프리스트"를 외쳤다.

최근 어느 해외 스타의 내한공연에서도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 없는 듯 핼포드의 움직임은 예전보다 느려졌지만, 그의 가창력은 전성기 못지않았다.

무대 뒤편 대형 LED 화면에서 곡 분위기에 맞춰 시시때때로 바뀌는 화려한 영상도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한몫했다.

다소 아쉬운 부분은 밴드의 '젊은 피' 포크너가 화려한 무대 매너로 커버했다. 포크너는 1층 관객들과 눈을 맞추며 손짓과 함성을 유도했다.

포크너가 화려한 연주로 공연의 분위기를 띄웠다면 팁톤은 원숙미 넘치는 연주로 공연을 이끌어나갔다. 트라비스는 무대 한가운데서 강렬한 드럼 연주로 공연에 무게감을 더했다.

공연 전 국내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은퇴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핼포드는 공연을 끝마친 뒤 "한국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떼창이 정말 좋았다. 다시 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해 또한번의 내한 가능성을 기대하게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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