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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아사드 정권과 협상 필요"…대 시리아 전략 변하나

시리아 내전이 5년째로 접어든 가운데 미국 정부의 대 시리아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축출이 시리아 전략의 제1 목표라고 공언해 왔지만 최근 고위 당국자들 사이에서 알아사드 '제거'보다는 '협상'에 무게를 두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CBS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종국에는 협상을 해야 한다"며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협상할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알아사드 대통령은 협상하기를 원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할 일은 그가 협상장에 나오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우리는 늘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차 평화회담의 기조에 따라 협상하기를 바랐다"며 미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가 시리아 내전을 끝낼 외교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케리 장관의 발언이 논란에 휩싸이자 국무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가 알아사드 대통령과 협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습니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케리 장관의 발언이 명확하게 알아사드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아니라며 "알아사드와 같은 독재자에게 더는 미래가 없다는 우리의 방침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영국 외무장관이 지난주에 밝힌 것처럼 알아사드 정권이 자신들의 위치를 재검토하기 전까지 제재 압박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케리 장관의 발언은 미국의 최대 외교 현안이자 '발등의 불'로 떠오른 IS 위협과 직결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 격퇴전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미국으로선 피아 구분없이 각국의 지원이 필요한 절실한 상황이며, 특히 IS라는 '공동의 적' 앞에서 본의 아니게 알아사드 정권과도 공조를 취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워싱턴 외교가에선 시리아 전략의 근본적인 변화라기보다는 '전략상 후퇴'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IS 격퇴전이 한창인 상황에서 알아사드를 제거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는 만큼 일단 후순위 과제로 미뤄놓은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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