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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사라진 자리엔 불모지만…'독한 황사' 온다

<앵커>

우리나라 황사의 90%는 몽골 고원의 초원지대에서 옵니다. 이 초원지대가 바짝 말라서, 거대한 호수들이 속속 사라지고 있습니다. 올봄에 더욱 강력한 황사가 예고되는 이유입니다.

우상욱 특파원이 도대체 어떻게 돼 있는지 현장에 가봤습니다.

<기자>

네이멍구 초원 한가운데 있는 차간노르 호수입니다.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를 합한 규모의 거대한 호수가 자랑하던 수평선은 사라지고 이제 불모지만 남았습니다.

2년 전인 지난 2013년 봄에 촬영한 이곳 모습과는 같은 지역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완전히 다릅니다.

네이멍구 초원 지역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이렇게 사라진 호수는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2년 전만 해도 이곳은 물이 넘실대는 커다란 호수였습니다.

하지만 짠 호수인 여기가 말라버리면서 바닥에 쌓여 있던 이런 하얀 소금만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바람이 불자 흙먼지와 함께 가루 같은 염분 입자가 떠올라 하늘을 하얗게 뒤덮습니다.

[후위룽/현지 주민 : 지난 1년 동안 강수량이 비교적 적었습니다. 그래서 황사가 예년보다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여기서 발생한 소금 황사는 중국 북동부 공업 지대를 지나면서 중금속이 추가돼 우리나라에 유독한 먼지를 뿌립니다.

문제는 이런 사막화가 가뭄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박상호/에코피스아시아 국제협력팀장 : 마르는 속도가 1년 만에 다 마른 것을 보면 그냥 가뭄의 영향은 아니고 주변에 연결돼 있는 지하수가 고갈됐을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지하자원 개발과 공장 건설, 도시화 등으로 초원 밑을 흐르는 지하수를 무분별하게 뽑아 써온 결과입니다.

갈수록 더 강력하고 자주 찾아오는 황사는 초원의 젖줄마저 빼앗은 데 대한 자연의 역습입니다.

(영상취재 : 마 규, 영상편집 : 이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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