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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어린이집 학대 후 두 달…아이들은 지금

<앵커>

아이가 어린이집 교사에게 뺨을 얻어맞고 나동그라지던 어린이집 학대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충격적인 사건이 알려진 지 두 달이 지났는데요, 이 아이들은 그나마 전문적인 치료를 받고 간신히 회복됐지만, 어린이집을 둘러싼 문제는 그대로입니다. 사건 직후 쏟아진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뉴스인 뉴스, 최고운 기자입니다.

<기자>

아이들을 학대한 어린이집 교사는 구속됐지만,

[어린이집 가해 교사/1월 17일 :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잘못을 뉘우칩니다.]

아이들의 마음에는 깊은 상처가 남았습니다.

밤에 자다 일어나 잘못했다며 울거나, 친구가 김치를 안 먹어서 맞았다며 당시 상황을 중얼거리기도 하고, 교사가 잡혀갔다는 말에도 교사와 경찰 중 누가 크냐며 불안해했습니다.

교사가 아이의 뺨을 때리는 현장에 있었던 유아 16명 가운데 11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나머지 5명도 정서와 행동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경숙/한신대 재활학과 교수 : 아이들이 학대나 어떤 외상 경험을 받았던 것이기 때문에, 보육장면에 다시 들어오는 거에 대해서 굉장히 두려움과 또는 꺼리는 그런 행동들을 많이 보였습니다.]

영유아 정신건강과 상담 전문가 등으로 꾸려진 응급지원팀은 이후 두 달 동안 이 아이들을 관찰하면서 문제 행동을 보일 때마다 교정하는 치료를 반복했습니다.

불안-우울 증세와 공격적 행동을 보이고, 수면 장애를 겪던 아이들은 다행히 보통 아이들 수준으로 회복됐습니다.

[신의진/새누리당 의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 어린 시절의 스트레스는 단순히 마음에만 남는 것이 아니라 뇌 발달에 큰 저해 요인이 됩니다. 서둘러서 치료해야만 아이들이 정상 발달을 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해결된 건 아닙니다.

학대받은 아동에 대한 심리치료는 이번 사건에만 예외적으로 지원됐을 뿐, 법적 뒷받침이 없어 앞으로 일어날 사건에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어린이집 CCTV 설치법은 국회에서 부결됐고,  보육교사 처우 개선 문제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충격적인 아동 학대 사건 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얘기입니다.

[학대 피해 아동 어머니 : 우리 아이들의 고통과 희생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조속한 법안 마련과 피해 지원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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