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방과 후 돌봄 교실에 다니지 못하게 된 초등학생들이 학원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학원에 갈 형편이 안되는 학생들은 학교 근처를 그냥 배회하고 있습니다.
정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의 한 수학 학원입니다.
학교 수업이 끝나자 어린 초등생들이 하나둘씩 학원으로 들어옵니다.
[초등학교 2학년 : (학교에 돌봄교실 있어요?) (지금은) 안 다녀요. 저는 그런데 예전에는 다녔는데, 1학년 때요.]
지난해엔 초등생 1, 2학년 반을 운영하지 않은 이 학원은 올해는 3개 반을 신설했습니다.
전국에 300개 학원을 운영하는 한 대형학원의 수강생 현황을 봤더니 초등생 1, 2학년 수강생이 지난해 3월보다 32%나 급증했습니다.
이유가 뭘까,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방과 후 돌봄교실을 다녔던 초등 1학년생은 3만 3천400여 명.
하지만 이 가운데 2만 3천800여 명만 2학년이 돼서도 돌봄교실을 계속 이용하고 있습니다.
2학년 지원대상이 줄면서 맞벌이 가정 자녀 등 1만 명 가까이는 갑자기 갈 곳이 없어진 겁니다.
[학부모 : (돌봄교실을 가지 않으면 저녁) 7시까지 아이가 간식이라든지 이런 부분을 해결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거든요.]
학원이라도 보낼 수 있는 도시 지역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입니다.
[학부모 : 여기 시골은 진짜 나가면 허허벌판이거든요. 그러니까 (탈락한) 아이들이 돌봄을 안 해도 학교(운동장)에서 그냥 배회하는 거예요.]
돌봄교실 확대는 대선 공약이었지만, 올해 정부지원 예산이 전액 삭감됐습니다.
각 시도 교육청 홈페이지마다 축소된 돌봄교실에 대한 학부모 항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