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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비주류 與 원내대표의 한달…4월 국회가 분수령

엇갈린 평가 속 당내 일각 협상력 문제제기…"4월 국회가 본게임"

[취재파일] 비주류 與 원내대표의 한달…4월 국회가 분수령
지난달 3일 '당정청의 위기 해소, 20대 총선 승리'를 내걸고 들어선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가 출범 한달 여를 맞고 있습니다. 비주류 출신답게 유 원내대표는 각종 현안에서 제 목소리를 내고, 청와대에 대해서도 할말을 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청와대의 소통 부재를 거듭 지적해 당정청 정책조정 협의체와 고위 당정청 회의 등을 이끌어냈고, 세월호 인양, 최저임금 인상 필요성 등 다양한 현안에 선제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일부 위헌 논란을 빚고는 있지만 김영란법도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 지도부간 약속대로 2월 국회에서 처리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삐걱대는 모습도 없지 않습니다. 어린이집 CCTV 설치를 골자로 한 영유아 보육법 부결, 저가 담배 도입 논란, 서비스 산업법 등 각종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 지연 등 첫 한달 성적표는 기대에 못미치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옵니다.

유 원내대표 체제에 대한 우려 목소리의 근원은 새누리당 내 친박계 의원들입니다. 특히 지난 3일 본회의에서 야당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이하 아특법) 개정안'을 합의 처리해 준 데 대해 아쉽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아특법은 오는 9월 광주에 설립될 아시아문화전당을 문화관광부 소속으로 5년간 두되, 성과평가를 한 뒤 위탁경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광주 지역의 숙원 사업으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광주를 찾아가 법 통과를 확약할 정도로 야당의 핵심 추진 법안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를 여당 추진 법안 통과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야당에 너무 쉽게 내준 것 아니냐는 게 새누리당 일각의 목소리입니다. 급하게 처리할 것이 아니라 4월 국회로 미뤄 야당이 처리를 해주지 않고 있는 서비스산업 발전법이나 공무원연금 개혁 등과 맞물려 처리했어야 했다는 게 협상 실패론자들의 주장입니다.

영유아보육법 부결도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에 타격을 줬습니다. 여야가 합의한 법안으로, 당연히 통과될 것이라 믿고 신의진 의원의 본회의 찬성토론까지 생략했는데 결과는 부결이었습니다. 당장 전국의 영유아 부모들이 격앙했고, 부랴부랴 4월 국회 처리를 다시 공언했지만 이미 신뢰에는 금이 갔습니다. 유 원내대표는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건도 어제 주례회동에서 담판을 짓겠다고 했지만, 오늘까지도 청문회 일정은 감감 무소식입니다.

유 원내대표의 소신인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한반도 배치 건에 대해서도 이견이 분출되는 양상입니다. 친박계 핵심이자 청와대 정무특보인 윤상현 의원은 10일 "중대한 국가안보 사안을 전문성이 떨어지는 의원총회에서 다루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유 원내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유 원내대표가 사드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대해 한중-한미 관계를 고려해 '전략적 모호성'을 띄고 있는 청와대와 정부도 곤혹스러워하는 눈치입니다.

유 원내대표의 입장에서도 할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유 원내대표는 이완구 전 원내대표의 국무총리 발탁으로 당초 일정보다 석달 일찍 원내대표 경선을 치렀습니다. 열흘 만에 부랴부랴 선거를 치르고 원내에 들어오니 김영란법 등 전임 원내지도부가 물려준 숙제들이 많았습니다. 유 원내대표측 관계자는 "전임 지도부가 합의가 쉬운 것들 위주로 처리를 하고, 어려운 과제들을 미뤄 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유승민 지도부'의 본 게임은 2월 임시국회가 아닌 4월 국회가 될 거라는 것도 유 원내대표측의 해명입니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각종 경제활성화법 처리 등 굵직한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어 이번 2월 국회에서 다소 '손해보는 장사'를 감수했다는 겁니다.

아직 임기 초반인만큼 유승민 지도부의 협상력이나 국회 운영 능력을 평가하기는 이른 감이 없지 않습니다. 유 원내대표의 진짜 성적표는 공무원연금 개혁 등의 성패가 드러나는 4월 국회에 나올 걸로 보입니다. 4월 국회는 원내대표로서 유승민으로서만이 아니라 '정치인' 유승민으로서의 능력과 역량을 평가받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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