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탈세제보 포상금을 30억 원으로 올린 이유

[취재파일] 탈세제보 포상금을 30억 원으로 올린 이유
탈세 제보 포상금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종전 최고 포상금, 즉 포상금 한도액은 10억 원이었습니다. 이걸 20억 원으로 100% 올린 게 지난 해 초 입니다. 그리고 정확히 1년 만인 올해 초 다시 30억 원으로 올렸습니다. 그런데 지난 해 지급된 포상금 최고액은 3억원 정도 였습니다. 그러니까 최고 한도액인 20억 원 근처엔 가보지도 못했는데 또 다시 30억 원으로 올린 겁니다. 왜 한도액에 도달한 제보자가 한 명도 없는데도 자꾸 올리는 걸까요?

한도액을 올리는 것 만으로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포상금 한도액이 10억 원이던 지난 2013년 탈세제보 건수는 1만 8천770건 이었습니다. 그런데 20억 원으로 올리자 지난해 제보건수가 1만9천442건으로 늘었습니다. 3.6% 증가. 이 제보를 바탕으로 한 추징세액은 13년 1조 3천211억 원에서 14년 1조 5천301억 원으로 15.8% 늘었습니다. 제보의 양 보다 추징세액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건 양질의 제보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포상금 한도액 인상이 업체 내부정보를 잘 아는 사람들의 제보를 이끌어 냈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지하경제 양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국세청에겐 호재겠죠. 그러니 자꾸 포상금을 올리는 겁니다. 계속 '제보하라', '제보하면 큰 보상이 있다'는 시그널을 주는 겁니다. 30억 원으로 한도액을 올렸으니 올해는 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제보가 많아질 것으로 국세청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포상금 지급은 늘어나겠죠. 하지만 투입량 대비 결과물이 아주 좋습니다. 지난 해 탈세제보 포상금 총액은 87억 원, 그런데 추징세액이 1조 5천억 원대니까 170배 이상 남는 장사를 한 겁니다.
은행 차명계좌
차명계좌 신고 포상금도 마찬가집니다. 차명계좌 신고 포상금은 50만 원이었는데 역시 올해 100만 원으로 올렸습니다. 지난 해 차명계좌 신고 포상금으로 3억 원 남짓을 지급했는데 추징세액은 2천430억 원이나 됐습니다. 역시 엄청 남는 장사입니다. 100명의 제보자에게 100만 원씩 지급해도 이 중 한 계좌에서 1억 원만 추징하면 해결되니, 포상금을 인상했어도 손해볼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러면 어떤 경우에 포상금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볼까요 30억 포상금이면 한 사람의 인생이 완전히 달라지겠죠. 하지만 예상하시는 대로 이 한도액을 받기는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포상금은 탈루세액의 최대 15%까지 지급합니다. 그러니까 30억 원 포상금을 받으려면 최소한 200억 원대 탈세를 신고해야 하는 겁니다.

탈루세액 덩어리가 크다고 그 돈을 다 받는 것도 아닙니다. 결정적 증거, 확실한 증거, 이를테면 비밀장부 등이 있을때만 최고액 지급이 가능합니다. 그러니 사실 '카더라' 정도의 소문만 제보했다간 한푼도 못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탈세과정에 개입했거나 지켜본 내부자들만 큰 액수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거죠. 국세청이 한도액을 자꾸 올리는 것도 사실 같은 맥락입니다. 결정적 내부 제보를 유도하고 또 기다린다는 취집니다.

반면 차명계좌 신고 포상금은 좀 다릅니다. 기회(?)를 잡기가 탈세 제보 보다는 훨씬 쉽습니다. 예를들어 술집에서 외상값을 주인 계좌가 아닌 다른 사람, 친인척이나 종업원 명의로 보내라고 했다면 그 계좌는 차명계좌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럴 때 신고하시면 됩니다. 조사결과 문제 계좌로 확인되고 일정규모 이상 추징이 이뤄지면,  100만 원을 받는 식입니다. 신고는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