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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립으로 등기된 아파트? 황당 눈속임 분양

<앵커>

아파트인 줄 알고 분양을 받았는데, 등기는 연립주택으로 돼 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은평 뉴타운의 한 단지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SH공사가 분양했으니까 믿었겠죠. 그런데도 SH공사는 자신들은 경위를 모르겠다며 발뺌을 하고 있습니다.

어찌 된 영문인지, 정성엽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서울 은평뉴타운 단지 내 아파트를 분양받은 김진운 씨 어머니는 최근 아파트를 되팔려다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건축물대장과 등기부 등본에 아파트가 아니라 연립주택으로 등재된 걸 뒤늦게 안 겁니다.

[김진운/전 입주민 : 어쩔 수 없이 급매로 파셨는데, 연립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시기에 맞물려서 일정 부분의 금전적 손해를 보셨죠]

당연히 아파트라고 믿고 분양받은 140여 세대 입주민들도 뜻하지 않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 (대출)금리도 다르고 대출금액도 다르고, 연립주택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까 불이익이 크죠. (입주민들이) 당했다는 그런 느낌, 너무 당황스러워하십니다.]

이 아파트 단지 내 모든 세대의 분양가나 지분율은 동등한 비율로 정해졌습니다.

그런데도 단지 내 10개 동 가운데 절반은 아파트로, 절반은 연립 주택으로 등재돼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걸까?

아파트는 5층 이상 건물, 연립주택은 4층 이하 건물이어야 하고, 1종 일반주거지역엔 연립주택만 지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 단지는 1종과 2종 주거지역이 섞여 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애초부터 단지 절반은 아파트가 들어설 수 없는 땅이라는 얘기입니다.

[SH공사 관계자 : (한 단지를 그렇게 짓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까?) 그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SH공사측은 아파트 단지 규모를 늘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SH공사 관계자 : 대단지의 유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계획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부분은 제가 조금 알아보겠습니다.]

입주민들은 분양 당시엔 SH공사가 이런 상황을 알려주지 않고 자신들을 속였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SH공사 관계자 : (일부러 속이려고 그런 건 아니시죠? 아파트가 아니라고 고지를 명확하게 해 줄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저희들은 여기 공고상에는 전부 분양주택으로 공고했습니다.]

SH공사는 아파트로 등기를 바꿔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를 검토하겠다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사용허가를 내준 은평구청이 등기 바꾸는 데 난색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SH공사의 눈속임 분양과 무책임한 뒤처리 탓에 공사 이름을 믿고 선택한 입주민들은 속만 태우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이용한, 영상편집 : 위원양,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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