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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무라야마 담화' 허무나?…역사관 또 시험대

지난 1995년 발표된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 키워드는 '식민지배'와 '침략' '통절한 반성' 세 가지입니다.

아베 총리는 이미 2년 전부터 무라야마 담화를 허물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국회에서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며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아베 총리/ 2013년 4월 : 침략이란 정의는 학술적으로 국제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이에 대해 당시 무라야먀 전 총리는 "무력으로 남의 나라에 들어가면 그것이 곧 침략이며 다른 정의는 없다"고 아베 총리를 질타했습니다.

아베 총리의 무라야마 담화 무력화 작업은 올 들어 실체를 들어내고 있습니다.

전후 70주년을 맞아 8월 발표할 이른바 '아베 담화'의 내용에 대해, 아베 총리는 "전체적으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하면서도, 핵심 표현의 계승에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지난 1월 NHK 방송에 출연해 "문구에 얽매이면 자질구레한 논의가 된다"며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역사인식은 역사가에게 맡겨야 한다며 미래지향적 담화를 내겠다는 얘기를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지난 3일 :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역사가에게 맡겨야 합니다.]

형식적으론 전문가회의를 열어 담화의 내용과 방향을 결정한다고 하지만, 이들의 의견을 반영할지 말지도 아베 총리가 결국 결정하게 됩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식민지배와 침략이라는 표현이 담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아베 총리를 비판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면서도 핵심 키워드를 바꾼다면 이것은 말의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일본 야당은 물론 집권 자민당 온건파까지 무랴야마 담화의 핵심 표현을 계승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지만, 아베 총리가 귀담아들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미국의 태도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외무성 중국과장 출신인 전직 외교관은 미국의 압력 여부에 따라 아베 총리의 자세가 달라질 수 있지만, 미국이 전략상 일본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어 상황은 미묘하다고 전망했습니다.

현재로써는 아베 총리가 자신의 우익 이념을 지키기 위해 국제사회의 고립을 자초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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