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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포토] 양천구 공터에 쓰레기 500톤 쌓여 악취 풍긴 까닭은

[현장 포토] 양천구 공터에 쓰레기 500톤 쌓여 악취 풍긴 까닭은
지난 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재활용선별장 클린센터 안 공터에는 쓰레기 봉지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주차장으로 활용되던 이 공간에는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가 최대 2.5m로 쌓여 있었고, 날씨가 풀리면서 기온이 올라 부패한 쓰레기에서 나는 시큼한 악취가 코를 찔렀습니다.

서울시와 양천구 등에 따르면 이 '쓰레기산'은 양천구에서 발생한 닷새 분량의 쓰레기 500여톤이었습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 쓰레기산이 쌓인 것은 다름 아니라 양천구민들이 쓰레기 분리수거를 소홀히 한 탓이었습니다.

애초 쓰레기는 매일 소각장으로 옮겨져 처리돼야 했지만 주민들이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아 닷새간 쓰레기 소각이 막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6일 본 쓰레기 봉투 안에는 따로 분리해야 하는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이 가능한 캔이나 병 등이 섞여 있었습니다.

서울시는 구청에서 나오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의 20%가량을 무작위로 뜯어 검사하고 있는데, 지난 1일부터는 봉투에서 재활용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3%를 초과한 구청에 대해 최대 5일간 자원회수시설이나 수도권 매립지 반입 등을 제한하는 '생활쓰레기 직매립 제로 추진 대책'을 시행했습니다.

쓰레기 분리를 소홀히 하면 아예 쓰레기 처리를 하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느끼게 하는 '충격요법'을 사용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양천구는 지난달 이 비율을 두 차례 넘겼고, 지난달 25일 반입 제한이 확정돼 지난 2일부터 닷새간 쓰레기 처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 쓰레기 더미들은 6일 오후 11시가 돼서야 소각장으로 치워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충격 요법이 홍보 부족과 어설픈 시행으로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원래 취지대로라면 양천구는 아예 쓰레기 수거를 하지 않았어야 했는데, 주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명분으로 주택가나 상가 등 길거리에 쌓인 쓰레기는 거둬 주거지와 멀리 떨어진 재활용선별장에 쌓아뒀습니다.

양천구의 한 식당 점장인 박 모(47)씨는 "닷새간 쓰레기 반입이 정지됐다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면서 "평소처럼 쓰레기를 내놓으면 거둬갔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주부 박 모(43·여)씨는 "평소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반입 제한을 모를 것 같다"면서 "충격요법 자체는 주민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에는 충분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주민들의 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소각장의 한 관계자는 "주민들이 분리배출을 성실히 하지 않으면 쓰레기 양이 늘어 소각장 용량을 넘겨 결국 매립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주민들은 플래카드를 붙이고 유인물을 나눠줘도 제대로 보지도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양천구청 관계자는 "소각장 반입정지 결정 이후 홍보전단 6만 장과 현수막 58개를 제작해 배포, 설치했고 행정 차량으로도 홍보했다"면서 "시간이 촉박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홍보해 그나마 '쓰레기 대란'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양천구가 처음 반입 제한 조치를 받았지만 다른 구에서도 같은 조치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배출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시민들을 상대로 홍보나 캠페인을 앞으로 늘려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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