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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반대' 시위만 30년…극단적 방법 왜 썼나

<앵커>

이번엔 정경윤 기자와 함께 자세한 사고 경위에 대해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오늘(5일) 오전 사고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 오전 7시 40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이 민족화해협력범국민 협의회, 민화협이 조찬 강연회를 마련했는데요.

리퍼트 대사를 강연자로 초청했습니다.

그런데 이 강연에 앞서서 아침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범인은 55살 김기종 씨로요, 리퍼트 대사가 앉아있는 메인 테이블 오른쪽 뒤편에 앉아있다가 리퍼트 대사에게 다가와서는 대사를 밀어 눕히고 여러 차례 공격을 했다고 합니다.

이 시간이 불과 1~2초밖에 걸리지 않았다는데요, 이 대사는 악수를 청하려는 줄 알고 있다가 순식간에 봉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범행 도구는 과도였고요, 얼굴 오른쪽 턱 부분과 손목에 상처를 입고 피를 많이 흘렸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즉시 순찰차를 타고 강북삼성병원으로 이송돼서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고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9시 40분쯤에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 범인 김기종 씨는 현장에 있던 주변 참석자들에게 바로 제압이 됐고요,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경찰서로 체포되는 과정에도 '전쟁 반대' 이런 구호를 계속 외쳤다고 합니다.

<앵커>

갑작스러운데요, 김기종 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김기종 씨는 진보 성향의 문화운동단체 '우리마당'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민화협 측에서는 "소속 회원이 아니다." 이렇게 계속 밝히고 있지만, 경찰은 앞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민화협 회원이 아니다." 이렇게 발표를 했습니다.

김기종 씨는 조찬 장소에서 정식 출입증이 아닌 현장에서 나눠준 출입증을 받고 들어갔다는데요.

손글씨로 쓰여 있는 출입증이었습니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민화협 행사에도 자주 참석했던 요주의 인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지난 2010년 7월 주한일본대사에게는 콘크리트 조각을 던져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은 전력도 있습니다.

<앵커>

본인 말대로 '전쟁 반대' 시위를 30년간 했다고 하는데, 갑작스럽게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이유는 뭘까요?

<기자>

우선은 현장에서 김 씨를 붙잡아서 간단하게 조사를 하긴 했는데, 지금은 김 씨가 다리를 다쳤다면서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지금 병원으로 옮겨져 있는 상태입니다.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도 취재진을 향해서 "이산가족이 못 만나는 이유가 전쟁훈련 때문이다. 훈련을 중단하라."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앞서 범행을 할 때도요, 전쟁 훈련에 반대해서 유인물을 만들었다고 외쳤었거든요.

이게 한미연합 사령부가 지난 2일부터 양국 연합훈련, 즉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최근에는 자신의 블로그에 설날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된 이유가 이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 때문이라는 글도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김 씨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인데요.

아직 조사를 더 해봐야 알겠지만, 경찰은 김 씨에게 살인미수 혐의 또는 폭처법상 흉기를 소지한 상해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리포터 대사는 부임 후에 상당히 친근한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더 안타까운데요.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네, 리퍼트 대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주한 미국대사로 재직해오고 있습니다.

1973년, 나이가 만으로 14살로 역대 미 대사 중 최연소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고요.

대사로 부임하기 전에는 헤이글 국방장관의 비서 실장을 역임했습니다.

한국에 부임한 이후 아이를 낳았는데, 중간 이름을 한국식으로도 지었고요, 야구장에도 방문하면서 한국 생활에 친숙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금 전 기자가 설명한 대로 리퍼트 대사는 병원에서 수술을 마쳤고 지금 현재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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