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영종대교 106중 사고 발생시간 놓고 우왕좌왕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를 수사 중인 인천경찰이 기본 '팩트'인 최초 사고 발생 시각을 놓고 우왕좌왕해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사고 당일인 지난달 11일 오전 경찰이 언론에 최초로 배포한 상황자료에서는 사고 시각이 오전 9시 45분쯤으로 돼 있습니다.

이어 같은 날 두 번째로 배포한 상황자료에서도 사고 시각이 오전 9시 45분쯤이었다가 세 번째 자료에서는 오전 9시 40분쯤으로 변경됐습니다.

다음날 서부경찰서에서 열린 브리핑에서는 오전 9시 45분쯤으로 또다시 사고 시각이 바뀌었습니다.

경찰은 오전 9시 45분부터 10분간 106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고 이 자리에서 발표했습니다.

경찰이 브리핑이라는 공식석상을 통해 발표한 만큼 오전 9시 45분쯤이 사고 시각으로 한동안 통용됐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 2일 사고 시각을 오전 9시 39분으로 또다시 바꿔 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의 한 관계자는 오늘(5일) "사고 당일 현장에서 열린 소방·경찰 합동 브리핑에서 소방 측이 먼저 사고 시각을 9시 45분으로 발표했다"며 "그러나 최초 사고를 낸 차량의 블랙박스를 판독한 결과 9시 39분이 맞는 것으로 나와 이 시각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45분이라고 딱 잘랐던 게 아니라 45분경이라는 표현을 썼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영종대교 운영사인 신공항하이웨이의 초동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정확한 사고 발생 시각은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로 신공항하이웨이가 사고를 최초로 인지한 시각은 목격자 신고 전화를 받은 오전 9시 41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경찰은 현재까지 신공항하이웨이 관계자 20여 명을 불러 과실 여부 등을 조사했습니다.

도로 운영사에 사고 책임을 부여한 사례가 있는지 조사했으나, 국내에는 사례가 없어 국외 사례를 살펴보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영종대교 사고와 판박이로 꼽히는 2006년 10월 서해대교 사고의 경우에도 도로 운영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재판 결과가 나온 바 있습니다.

윤종기 인천지방경찰청장은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도로 운영사 책임 부분과 관련해) 선례가 없다면,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