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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가이버' 방화범 덜미…모의실험에 발화장치까지 설치

모기향·페트병 등으로 지연발화장치를 실험을 거쳐 고안한 뒤 세입건물에 불을 지른 한 30대가 경찰에게 덜미가 잡혔습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자신이 유흥주점을 운영하던 세입 건물에 마치 자연 발화한 것처럼 위장해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로 김 모(35)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1월 8일 0시 30분 광주 서구 치평동의 모 건물 소주방 천장에서 자신이 고안한 지연발화장치를 이용해 불을 질러 전기배선 등을 태워 160만 원의 재산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조사결과 김 씨는 불이 전기적 결함에 의해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페트병에 인화 물질인 파라핀 기름을 넣어 도화선을 만들고 모기향 등으로 시간이 지나면 전선에 불이 붙게 하는 발화장치까지 설치했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3차례에 걸친 모의실험까지 해가며 발화장치를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주방에 지인과 함께 손님을 가장해 잠입한 김 씨는 천장 구조물을 뜯고 이 장치를 설치한 뒤 빠져나왔으나 불은 전선 일부를 태우는 데 그쳤습니다.

김 씨는 1월 6일 1차 방화를 한차례 시도했다가 실패하자 재차 소주방에 들어가 다시 모기향에 불을 붙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씨는 불을 지른 건물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다 영업부진으로 임대료 900여만 원을 내지 못하는 등 건물주와 마찰을 빚었고, 화재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불을 지르려 했다고 경찰조사에서 말했습니다.

김 씨의 치밀한 범죄행각은 발화장치와 환풍구에 자신의 지문을 남기는 어설픈 행동으로 덜미가 잡혔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홀로 고안했다는 발화장치를 재현해 실제 방화가 가능한지를 규명한 끝에 김 씨를 입건했습니다.

경찰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불을 질러 마치 맥가이버와 같아 영화 등을 모방했는지 추궁했지만, 김 씨가 홀로 고심 끝에 고안한 장치라고 주장했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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