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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이상돈 "특보하겠다 달려간 의원들, 품위가 있지…"

대담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 현역의원 정무특보는 엉뚱, 권력분립 위반

 
▷ 한수진/사회자:

박근혜 대통령이 정무특별보좌관에 새누리당 현역의원 3명을 임명한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여론이 거셉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의원이냐, 정무특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결단을 촉구했는데요. 이 문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네.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지금 '헌법 원칙에 어긋난다'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교수님, 정말 문제라고 보십니까?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네. 저는 우리 헌법이 천명하고 있는 권력분립 제도에 위반된다고 봅니다. 삼권분립 원칙에 반하죠.  

▷ 한수진/사회자:

어떤 측면에서 그렇습니까?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삼권분립이라는 것이 이른바 입법부·행정부·사법부가 서로 독자적이고 또 견제와 균형을 취해야 한다는 것 아닙니까? 특히 견제와 균형에서 견제가 중요하죠. 그런데 입법기관의 구성원인 국회의원이 대통령의 일개 보좌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은 권력분립 원칙에도 위반되고, 또 우리 헌법재판소도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고 판결한 적이 있습니다. 그 헌법기관이 대통령의 단순한 자문을 한다는 것, 그건 어울리지 않죠. 저는 그런 면에서.

▷ 한수진/사회자:

문제가 있다는 말씀이시고요.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그렇죠. 부당하다고 봅니다. 네.

▷ 한수진/사회자:

명예직인데도 문제가 될까요? 지금 장관이나 총리는 의원직 유지하잖아요?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장관이나 총리는 헌법에서 특정적으로 허용하고 있죠.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학자들 간에 논란이 좀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대통령제 국가에서 좋은 것이냐'하는 것이고, 또 그게 과거의 관행으로 볼 때 현직 의원을 장관으로 쓰는 경우가 굉장히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현 정권이 이례적으로 많은 겁니다.

그것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이고, 또 비상근 명예직이라고 하더라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정부와 국회와의 관계에 영향을 주고, 또 국회의원의 이해 충돌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것은 국회의원 품위에 어긋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 이번 정부뿐 아니라 참여정부 시절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면서요? 이해찬 의원도 현역의원 신분으로 참여정부 시절에 정무특보 임명됐다, 그런 항변을 또 여권에서 내놓던데, 어떻게 보세요?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그런 기사가 있는데, 저는 그것에 대해서는 별로 기억에 없네요. 과연 이해찬 의원이 총리하기 전에 잠깐 그런 적이 있었는지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도 부당한 거죠. 그것도 잘못된 거라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과거에 했다고 해서 지금 꼭 이게 정당화될 수 없다는 말씀이신 것 같고요.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잘못은 잘못이다?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네. 

▷ 한수진/사회자:

근데 어떨까요? 대통령께서 이런 논란을 예상하지 못했을까요?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그 문제는 제가 잘 알 수 없지만 이러한 결정을 과연 누가 했겠느냐, 대통령이 이런 결정을 하기 전에 누구하고 의논해 본 적이 있겠느냐, 제 짐작에 그게 거의 없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 예를 들면 정무수석한테 의견을 물어봤겠느냐, 전 그럴 것 같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제안을 받아, 제안이 왔겠지만요, 뭐 김재원 의원도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국회의원들이 '아 이거는 좀 아닙니다' 그렇게 좀 말을 했어야죠.

백 번 양보해서 장관이라면 모르겠는데, 국회의원들이 품위가 있지, 그거 어떻게 무슨 비상임으로 청와대 회의한다고 가고 뭐 그렇게 되겠습니까?

헌법기관이고 국민대표기관인데, 그런 말하자면 발령을 낸 대통령도 그렇지만 그 전화 받고 무조건 하겠다고 달려간 국회의원도 제가 보기에는 좀 문제가 있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고 보니까 이번에 정무특보로 발탁된 김재원 의원은 검찰 출신이시고, 또 주호영 의원은 판사 출신이시고 법조인 출신이시네요 이렇게들.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네. 그래서 그 두 사람은 법조인 출신이고 그러니까 헌법이나 권력분립 이런 걸 좀 알아야한다고 보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또 한 사람, 윤상현 의원도 미국에서 정치학 박사인가 했기 때문에 미국 헌법과 정부, 대충 알지 않겠어요? 미국에서 상원의원?하원의원이 대통령 특보한다는 경우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 국회의원들이 뭐 좀 뭐가 잘못된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알만한 분들이 왜 그러셨을까.. 이런 말씀이세요.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네. 그렇습니다. 뭐 전화 받고 모두 감개무량해서 그랬는지 알 수 없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의원이냐, 정무특보냐, 둘 중 하나는 사퇴해야 된다' 이런 말을 했네요?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그게 맞다고 봅니다. 바로 그 SBS 출신인 김성우 현재 홍보수석이죠. 홍보수석 되기 전에 현직에 언론사에 있으면서 홍보특보를 하겠다고 덥석 받았다가 그것도 굉장히 경솔한 거죠. 본인이 굉장히 경솔한 겁니다. 그래서 문제가 되니까 본업을 버렸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 3명 의원도 그게 그렇게 하고 싶으면 국회의원 던지면 되죠. 저는 그게 맞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윤리심사위원회에 심사를 맡겼다고 하네요. 여기서 결정이 나오는 대로 따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까요?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그렇죠. 또 하나는 윤리심사위원회가 과연 어느 정도 소신 있게 판단하느냐, 어느 정도 논리가 있는 의견을 내느냐. 그것도 우리가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그렇군요. 근데 또 지금 보면 말이죠. 특보로 임명된 분들이 친박 핵심이라는 점에서도 좀 논란이 되고 있는 거죠?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주호영 의원은 친박 핵심이라고 말할 수는 없죠. 이명박 정부 시절에 굉장히 가까웠죠.

▷ 한수진/사회자:

친박 핵심은 김재원, 윤상현 의원 이렇게 되겠네요.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네. 김재원, 윤상현 의원이 친박이고 주호영 의원은 2007년 경선 때도 대구 지역에서 이명박 계열의 확실한 멤버였죠. 그러나 또 주호영 의원은 지금 당직도 맡고 그랬잖아요.

그래서 난 이 세 의원들이 너무 경솔한 것 같아요. 이것저것 따질 게 없습니다. 분별력이 없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주호영 의원은 나름 비박으로 분류돼서 여당에서는 또 '탕평이다'하는 주장도 있네요?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그러나 그 자체가 우스운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무특보와 관련해서 '옥상옥'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정무수석 있는데 굳이 또 특보를 둬야 되느냐,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교수님?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그게 사실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홍보수석 이런 사람들이 대통령을 정무팀에서 보좌하는 그 사람들이죠. 그 사람들이 멀쩡히 있고 또 특보를 한다는 것은 '옥상옥'이죠. 그리고 특보를 하는 경우가 의미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의 평범한 행정 문화 정치인 같은 그런 비서관을, 좀 각별한 사람을 특보로 초빙하게 되면 의미가 있죠.

1970년에 제가 대학교 입학한 해 박정희 대통령이 서울대학교에서 은퇴하신 저명한 철학자인 박종홍 교수, 명예교수를 교육문화특보로 초빙해서 그분이 한 6,7년 계셨죠.

그리고 연세대학교 법과대학 함병춘 교수를 또 외교안보특보로 기용을 했어요. 그건 굉장히 이례적인 사건이었습니다.

특히 함병춘 특보는 나중에 미국과의 외교관계가 유신 때 어려울 때 주미대사도 하고, 전두환 정권 들어서 비서실장 하다가 아웅산에서 숨지긴 했죠.

뭐 그런 경우라면 좀 특보가 의미가 있지만 현역의원 특보라는 것은 엉뚱한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지금 항간에는 '비박계인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여당지도부를 견제하기 위해서 친박계 핵심 특보에 임명했다', 그런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도 있을까요?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뭐 그러한 측면이 있다는 해석도 있겠죠. 그러나 대통령이 참,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견제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우스운 것 아니겠습니까? 대통령 권위가 이렇게 떨어진 적이 없었단 말이죠.

전 그래서 이건 대통령 리더십이 바닥을 드러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겁니다. 부끄러운 거죠. 현 집권세력이 참 얼마나 초라한가 잘 보여주는 거라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다양한 특보단을 뒀었다면서요, 교수님?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그게 오바마 1기 때 완전히 실패한 거죠.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에 워싱턴 정치에 굉장히 미숙한 사람이니까 들어와서 에너지·건강·보험 몇 군데에 '특보'라는 명칭은 아니었지만 사실상 전혀 없던 포지션을 줬어요.

그래서 언론사는 그 사람들을 갖다가 '차르'라고 불렀죠. '차르'가 러시아 황제 아닙니까? 그래서 에너지·건강·경제 어쩌고저쩌고 했는데 그것이 이제 각 장관들하고서 굉장히 충돌이 많았어요.

그리고 특히 의회가 '이것은 부당하다'해서 그냥 예산을 갖다가 견제하고 해서 3년 후에 흐지부지 다 없어졌어요. 의회에서 예산 다 깎아버렸고, 대통령이 실패한 경우입니다. 이것은 대통령 리더십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여주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 부분을 좀 반면교사로 삼아야 되겠네요.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이병기 비서실장 첫 수석회의 언론에 공개했던데요. '소통방식 달라졌다'는 시선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근데 사실은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비서들은 언론에 보여주면서 일하는 게 아니죠. 그것은 대통령 비서실은 대통령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고, 대통령과 수석 비서들이 그야말로 허심탄회한 논의도 하고, 토론도 하고, 의사결정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언론에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겁니다.

워낙 '불통 정부'라는 비난을 많이 들으니까 오히려 오버한 거라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교수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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