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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회복 염원 국군포로 아들 자살…"국방부 사과해야"

국군포로 가족들의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1년 넘게 시위를 벌여온 6·25국군포로가족회 소속 회원이 최근 국방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 단체가 반발하고 있습니다.

6·25국군포로가족회는 오늘(2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국방부 군비통제 관계자는 책임지고 고인과 가족회 회원들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가족회는 6·25 전쟁 당시 북한에 억류된 국군포로의 자손들로 북한에서 하층계급으로 분류돼 차별받다가 탈북한 이들입니다.

가족회에 따르면 고인 주 모 씨는 2005년 탈북해 전라북도 전주에서 머물다 지난해 6월부터 국군포로였던 부친의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상경, 국회와 청와대 등지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주 씨를 비롯해 가족회가 요구한 것은 국군포로들의 지위를 인정하고 가족들에게 제대로 된 배상과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또 살아있는 국군포로들을 귀환시키고 북한에 묻혀 있는 유해를 국내로 들여와 달라는 요구였습니다.

주 씨의 부친은 아오지 탄광에서 일하다 다이너마이트 발파 과정에서 시력을 잃은 채 살다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 씨는 지난 24일 서울 중구에 있는 가족회 사무실에서 신경안정제를 과다 복용해 심장마비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주 씨가 지난 13일 국회소관위원회 법안심사에서 국방부 군비통제 관계자가 '국가적 책무에서 국군포로는 제외해야한다'고 발언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충격을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 가족회의 주장입니다.

가족회가 공개한 유서에서 주 씨는 "내가 혼자서라도 끝까지 1인 시위하다가 죽으면 내 시체라도 회원들이 둘러메고 우리 아버지들의 명예와 돌아온 자식들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 "너무 억울하다. 안타깝고 분통하다"고 적었습니다.

가족회는 "국군포로들과 그 자식들은 대를 이어 북한에서 말할 수 없는 박해와 고초를 겪으며 살았고 아버지의 고향인 대한민국에 와서도 외면당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고인의 죽음을 간과할 수 없어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가족회는 발인한 고인의 시신이 담긴 관을 운구 차량에 실어와 국방부 앞에서 노제를 지냈으며 국방부 관계자로부터 사과를 받은 뒤에야 화장터로 이동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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