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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바뀐 외고 입시, 특정 지역 학생만 유리

얼마 전 서울 소재 외국어고등학교의 2015학년도 신입생들의 사는 지역을 따져봤더니 강남권 출신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소식 단독 보도해 드렸죠.

그렇다면 다른 지역은 어땠을지도 궁금하실 텐데요.

정혜진 기자가 취재파일에 자세히 남겼습니다.

우선 서울에는 총 6개의 외고가 있는데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올해 강남 서초 송파구 출신이 지난해보다 5% 포인트 늘어난 22%를 차지했습니다.

5명 중 1명꼴인 셈이죠.

그런데 어떤 한 외고를 보면 이 외고는 대입 성과가 유난히 좋아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외고인데 소위 강남 3구 출신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10% 포인트 가까이 오른 46%, 즉 절반에 육박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외고는 지난해보다 12% 포인트쯤 늘어나 67%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비강남권 중에서는 행정구역으로 일반화하기가 사실상 무의미한 가운데 특정 학교만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앞서 보신 A 외고의 경우 광진구와 강북구에서도 다수의 합격생이 배출됐는데 이 두 곳에 각각 하나씩 있는 국제중학교 졸업생들이 주를 이룬 거였습니다.

이렇게 지역 편중 현상이 심해진 이유는 올해부터 선발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었죠.

외고 입시에서 중요한 영어 내신 성적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뀐 게 결정적이었는데요.

한마디로 이제는 강남의 어느 학교에서는 전교 10등을 해도 충분히 외고에 진학할 수 있지만, 비강남의 어느 학교에서는 아무리 전교 1등을 해도 외고 진학을 못 할 수도 있게 된 겁니다.

물론 외고를 간다고 대학을 잘 가는 것도 아니고, 또 이런 입시 위주의 교육 자체가 심각한 문제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교육 당국이 과도한 사교육과 학업 부담을 줄여보자며 도입한 중학교 절대평가 제도가 원래 취지와는 달리 오히려 사교육의 혜택을 누리는 특정 지역 학생들에게만 유리해진 결과를 낳았다면 실패한 정책이거나 애초부터 다른 의도가 있었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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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각종 상을 휩쓸고 있는 리듬체조 손연재 선수, 며칠 전에는 코카콜라 대상 시상식에서도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는데요.

충분한 자격이 있음에도 꼭 손연재가 뭘 받을 때마다 인터넷에는 유독 '악플'이 많이 달립니다.

외모 덕분에 우대를 받는 것 아니냐는 질투 섞인 내용입니다.

사실 이른바 '미모 프리미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가 깊은데요.

숫자로 환산한다면 어느 정도일지 권종오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흥미로운 분석을 소개했습니다.

지난 2006년 미국 하버드대의 한 교수가 구직자를 대상으로 3가지 실험을 해 봤습니다.

먼저 서류 심사만 실시했을 경우 외모가 빼어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점수 차는 거의 없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서류 심사와 함께 전화 인터뷰를 실시했는데요.

외모가 뛰어난 사람이 점수를 15~20% 정도 더 높게 받았습니다.

얼굴을 직접 보진 않았지만, 목소리와 답변 태도에서 자신감이 묻어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류심사와 대면 인터뷰를 실시했는데요.

그랬더니 외모가 탁월한 사람들이 무려 40%나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 연구 결과만 봐도 비단 손연재 선수뿐 아니라 예쁘고 잘생긴 운동선수들이 상당한 이점을 누리는 건 분명할 겁니다.

윔블던 테니스에서도 코트를 배정할 때 선수의 외모가 고려 요소 중 하나라고 조직위가 솔직하게 밝혀 논란이 있었고 한국 여자프로골프협회는 외모로 인한 차별을 방지하고자 "얼짱"이나 "몸짱", "미녀 골퍼" 이런 말을 삼가달라고 언로에 요청까지 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미모는 양날의 칼이어서 득이 되기도 하지만 선수에게 두 배 세 배의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성적이 좋으면 얼굴까지 예쁘다는 칭찬을 듣지만, 성적인 나쁘면 얼굴만 예쁘다는 비아냥이 쏟아지기 때문입니다.

손연재 선수도 여러 차례 악플 때문에 속상했다고 밝힌 적 있는데요.

앞으로도 당당히 실력을 통해 악플러들을 잠재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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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오에도 온천이라는 대표적인 온천 브랜드가 있습니다.

일본 전역에 걸쳐 30개에 가까운 지점을 두고 있는데요.

최근 미국 자본이 모두 사들이면서 새로운 주인이 됐습니다.

대지진 이후 철수했던 달러가 엔화약세를 등에 업고 유턴하면서 통 큰 쇼핑을 시작한 겁니다.

최선호 특파원이 취재파일을 통해 설명했습니다.

2주 전 미국의 베인 캐피탈이 우리 돈 4천650억 원에 오에도 온천을 인수했습니다.

3년 사이 엔화 가치가 거의 반 토막 난 데다 이 온천은 외국인 손님의 꾸준한 증가로 지난 7년간 매출이 매년 30%씩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베인 캐피탈은 도미노피자 재팬과 레스토랑그룹 스카이락도 사들였습니다.

일본 관광산업에 외국계 자본이 눈독을 들이는 이유로는 정책적인 지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각종 비자 관련 규제를 없애고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이정표도 새로 단장하면서 지난해 일본은 처음으로 외국인 방문객 1천만 명 시대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외국자본의 투자가 일본 경제의 외형 성장에는 보탬이 되겠지만,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서민경제를 살리는 데에는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입니다.

달러화가 온천물을 데울 수 있을지는 몰라도 얼어붙은 체감경기를 녹이는 일은 여전히 출범 2년이 지난 아베노믹스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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