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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묵묵히 받아준 유치장 경찰들…감사합니다"

"날 묵묵히 받아준 유치장 경찰들…감사합니다"
강원 강릉경찰서는 설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16일 유치장에 수용된 피의자로부터 뜻밖의 편지를 받았다.

상습 사기 혐의로 지난 10일부터 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조사를 받다가 이날 교도소로 송치된 58세 남성이 보낸 손 편지였다.

남성은 송치되기 전날인 15일 밤에 유치장에서 이 편지를 썼다.

편지에서 남성은 "강릉경찰서에서 수용돼 있는 동안 경찰이 진심으로 대해주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면서 "지금껏 살아온 삶이 부끄럽고 후회돼 앞으로 죄를 짓지 않기로 다짐했다"며 홍순관 서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편지에 따르면 이 남성은 그동안 10여 차례 유치장과 교도소를 오가며 경찰에 대한 반감을 품고 살아왔다.

수용생활을 할 때마다 경찰에게 이유 없이 욕을 하고 시비를 걸고 심지어 자해를 하며 일부러 소란을 피웠다.

지난 10일 강릉경찰서 유치장에 들어가서도 벽을 발로 차거나 밤에 이불을 걷어차며 소란을 피우고, 욕설을 내뱉으며 'TV를 틀어달라', '약을 갖다 달라'며 필요없는 주문으로 밤새 경찰을 시달리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찰도 수감자의 억지 요구를 무시하거나 함께 언성을 높이게 마련인데, 이 남성이 만난 경찰들은 끝까지 친절한 표정과 말투로 대해줬다는 것.

남성은 편지에서 최태현 경위, 양창석 경위, 김진 경사의 이름을 언급하며 "나를 죄인 취급하지 않고 아무 말 없이 진정을 갖고 마지막까지 대해줬다"고 적었다.

이어 "생전 처음 경찰 공무원에게 받은 느낌이 58년 만에 내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면서 "그동안 내가 해온 행동을 후회했고, 경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면서 연거푸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 같은 편지를 행정자치부장관 앞으로도 보내 "이렇게 하는 경찰이 있다는 것 기억해달라"며 "교화가 어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강릉경찰서 관계자는 "유치장 근무자들이 특별한 친절을 베푼 건 아니고, 흥분한 수감자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인간적으로 대하려 노력했다고 한다"면서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는 이 남성의 다짐에 오히려 고맙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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