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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 경비원 폭행…끊이지 않는 '갑질'

<앵커>

아파트 주민이 경비원에게 폭언을 하고 주먹까지 휘두른 일이 그동안 여러 차례 문제가 됐었는데, 도무지 시정되지가 않습니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또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안서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 관제실입니다.

아파트 주민이 근무하던 경비원에게 달려들어 다짜고짜 주먹을 날립니다.

얼굴을 때리고 발로 걷어차고, 다시 때리기를 반복합니다.

아파트 23층에 사는 이 40대 주민은 고장 난 엘리베이터가 왜 고쳐지지 않느냐며 술에 취해 60대 경비원을 폭행했습니다.

자신의 책임도 아닌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주민에게 폭행당한 경비원은 한 달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관할 지구대 경찰관 : 피해자 나이가 61세니까 경찰관이 봤을 때도 좀 안 좋아 보였죠. 자기(피의자)는 거기 입주자고, 상대는 경비원이니까 아래로 보는 거지….]

폭행한 주민이 경찰에 입건됐지만, 경비원은 "좋게 해결하라"는 주변의 권유에 치료비 일부를 받고 합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택관리공단이 경비원들을 상대로 전수 조사한 결과 폭행과 폭언 사례는 2010년 46건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만 276건으로 늘었습니다.

이는 LH에서 지은 아파트만 해당하는 통계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속앓이만 하고 있습니다.

[전직 경비원 : 드라이버로 (맞아서) 이마하고 양 볼에 피가 줄줄 떨어지는데도 거기에서 일하려면 파출소 가서 그냥 말로 합의하고 끝내는 거예요.]  

관리비를 내는 입주민들이 경비원 고용에 영향력을 행사하다 보니, 경비원들이 정당한 권리도 주장하지 못하는 겁니다.

[윤지영/변호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 위탁 계약의 내용에 노무 관계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못하도록 표준 계약서가 작성이 되고 그러한 것들이 통용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관리 감독이 필요한 부분.]  

제도 개선과 함께 경비원 위에 군림하려는 비뚤어진 의식부터 바로 잡혀야 시대착오적인 갑을 병폐가 해소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경, 영상편집 : 정성훈,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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