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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까지 '탈탈' 털어 쓴다…씀씀이 줄이는 가계

<앵커>

발행된 동전이 시중에서 쓰이다가 한국은행으로 다시 돌아오는 비율을 "동전 환수율"이라고 합니다. 이 비율이 지난해 말 현재 22.3%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컸던 지난 2009년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경기가 나쁘다 보니 잠자던 동전까지 찾아서 쓰거나 저금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동전 한 푼이라도 아끼는 분위기 속에 의류나 신발 같은 당장 급하지 않은 품목의 소비부터 줄이고 있습니다.

뉴스인 뉴스, 김용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은행 동전교환기 앞에서 40대 주부가 동전을 지폐로 바꾸고 있습니다.

한푼 두푼 돼지 저금통에 모아둔 동전이 15만 원 가까이 나왔습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고요. 통장에 넣으면 당연히 생활비가 되겠죠. (저금통 다시 사셔야겠네요?) 샀어요.]

동전까지 탈탈 털어 쓰거나 저금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동전 환수율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상승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과 같은 수준입니다.

동전 한 푼도 아끼는 분위기는 택시기사들도 실감합니다.

손님들이 잔돈을 다 받아간다는 겁니다.

[허흥기/택시 기사 : 예전에는 1~2백 원은 안 받아가셨는데, 지금은 아무 말씀 안 하시니까 드리죠. 경기가 어려우니까요.]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소비는 급하지 않은 부분부터 줄어들고 있습니다.

멋쟁이 직장인들이 많은 서울 여의도에서 지금 신은 구두가 얼마나 됐는지 물었습니다.

[이시영/직장인 : 지금 신은 건 2년 정도 됐고, 떨어지면 그때 사고. 특별히 있는데 추가적으로 사지는 않아요, 잘.]

지난해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한 해 전보다 2.8% 늘었지만, 신발과 의류에 쓴 돈은 가구당 월평균 16만9천 400원으로, 0.1% 줄었습니다.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입니다.

[이근태 박사/LG 경제연구원 :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이에 따라 가계가 꼭 필요하지 않은 소비는 가급적 자제하는 경향이 점점 심해지는 상황입니다.]  

가계 씀씀이를 보여주는 평균 소비성향은 지난해 72.9%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불황은 계속되고 가계 빚은 늘고, 살림살이는 점점 팍팍해져 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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