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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벗기 캠페인 이란 여성에 국제 NGO 인권상

한 이란 여성 언론인이 히잡 씌우기에 항의해 머릿수건을 쓰지 않은 이란 여성들의 사진을 게시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든 공로로 제네바에서 인권상을 수상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시 알리네자드(38)는 지난해 '이란 여성들의 은밀한 자유' 운동을 시작해 몇 주 만에 50만 명 이상을 페이스북 등에 끌어모았다.

여성 수천명이 공개적으로 베일을 벗어던지고 그 모습을 찍은 사진이 출판되도록 했다.

유엔 워치 등 20개 비정부기구(NGO)가 참여하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제네바 정상회의'는 알리네자드에게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말을 하게 하고 인류 양심을 자극함으로써 이란 여성들의 기본적 인권과 자유, 평등을 위한 투쟁을 지원했다"며 여성인권상을 수여했다.

알리네자드가 벌인 캠페인은 이란 당국을 분격시켰고 관영 매체들은 알리네자드가 기분전환용 약물을 사용한다거나 성격이 삐딱한 사람이라며 비난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알리네자드는 '상을 받아 기쁘다'며 '이 상을 계기로 기본권을 요구하는 이란 여성들에 대해 관심이 제고되기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정상회의'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7살짜리 소녀부터 70세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이란 여성이면 누구나 히잡을 써야한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히잡 씌우기에 '노'하는 이란 여성들의 목소리가 유엔 건물 곳곳에 울려퍼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망명 생활을 하는 알리네자드는 지난해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그녀 자신은 히잡에 반대하지 않고 어머니 또한 베일을 쓰고 있지만 사람들이 선택권을 갖기를 원하기 때문에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한 뒤 1년이 지나 팔로워가 76만여명에 이르렀고 지금도 여전히 이란에서 보내오는 사진을 접수하고 있다.

한 젊은 여성은 "우리는 천국에 억지로 가게 해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천국을 내세워 세속에서의 우리 삶을 지옥처럼 만들지 말라. 몰래 누리는 것이 아닌 진짜 자유를 맛보길 원한다"는 글과 함께 히잡을 벗은 사진을 보내오기도 했다.

다수의 이란 남성도 이 캠페인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주에 베일을 벗은 어머니와 함께 사진을 찍은 한 남성은 어머니와 자신 모두 히잡 씌우기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나라 신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어머니와 함께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확고하게 지켜나가고 있는 중"이라며 "우리 스스로 최선의 판단을 할 수 있기에 누군가가 우리를 대신해 인도해 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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