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34명 직원에 법인카드가 31장…'복마전' 전북발전연구원

전북 도정의 정책연구 개발을 담당하는 전북발전연구원(전발연)이 2005년 설립 이후 10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북도의 특별감사를 통해 드러난 전발연의 총체적 부실의 정도는 심각했다.

연구원 26명 가운데 3명을 제외한 23명이 지난 3년간(2012∼2014) 각종 비위에 연루된 혐의로 징계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2차에 걸쳐 시행된 전북도의 특별감사에서 드러난 전발연 내부의 모습은 한마디로 '복마전'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3년간 비상근 위촉연구원, 초빙연구원 183명을 임용하는 과정에서 근무일수도 정하지 않았고 출근 여부에 대해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무려 10억7천800여만원을 인건비로 지출했다.

또 실적평가금 지급 과정에서도 비율을 의도적으로 높여 580여만원을 초과지출했는가 하면, 우수직원 포상금을 지급하면서 정작 근무실적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2명을 제쳐두고 B등과 C등급을 받은 3명에게 각각 1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정도의 탈법은 약과였다.

정작 자신들과 직결된 외부 강연이나 법인카드 사용, 해외 연수 등에 있어서는 관련 법규를 어기기 일쑤였고 호주머니의 쌈짓돈을 물 쓰듯 무척이나 관대했다.

실제로 대가를 받는 외부활동의 경우, 별도의 출장여비를 지급할 수 없는데도 연구원 16명이 94회에 걸쳐 163만원을 부당하게 지급받았고, 심지어 연구원과 행정직원 등 총 34명이 근무하면서도 법인카드를 31장이나 발급받아 무분별하게 사용했다.

특히 법인카드의 경우, '주점' 등 클린카드 사용이 제한된 업종에서 24회에 걸쳐 총 250여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과 일본 등 4차례의 해외 벤치마킹 연수를 다녀오고 나서는 당연히 작성해야 할 연구보고서를 쓰지 않아 예산 2천여만원을 낭비하는 등 꼴불견을 연출했다.

이 같은 그릇된 행태에 대해 전발연 내부가 그간 '서로 눈감고 봐주기식'으로 운영된데다 내부 견제장치가 없기 때문에 더욱 부실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특별감사를 지휘한 김용배 전북도 감사관은 "사무 전반에 대한 운영실태 감사를 통해 전발연의 개선책을 마련하고자 특별감사를 벌였는데 생각보다 도덕적 해이 현상이 심한 것 같아 연구원들에 책임을 묻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도는 이에 따라 전발연이 재정운영과 연구업무 등을 한층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수행할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전발연의 올해 세출예산은 53억원으로 이중 25억원은 전북도가 제공하는 출연금으로 충당한다.

지난해 연구용역 수탁으로 벌어들인 수입 19억원 가운데 5억여원(약 27%)이 전북도의 수탁과제였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