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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결제 무한경쟁 승자는…구글, 삼성·애플 견제

모바일결제 무한경쟁 승자는…구글, 삼성·애플 견제
구글이 미국 주요 이동통신사들과 동맹을 맺고 결제서비스 '구글 월렛'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선탑재키로 하면서 모바일 결제 분야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이베이로부터 분사될 페이팰, 중국 시장을 장악한 알리페이, '애플 페이'로 돌풍을 일으키는 애플 등이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삼성전자도 '삼성 페이'로 알려진 자체 서비스를 차기 갤럭시 모델에 탑재할 예정입니다.

특히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플라스틱 신용카드 대신 쓰도록 하려는 구글, 애플, 삼성 등 3사는 '무한 경쟁'으로 치닫는 분위기입니다.

선발 주자인 페이팰과 알리페이가 디지털 결제 전반을 다루는 것과 달리, 구글, 애플, 삼성은 스마트폰을 결제 매개체로 삼는 기술을 보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스마트폰을 플라스틱 신용카드 대신 쓸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폰 기반 비접촉식 결제' 기술을 소비자들이 사용토록 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입니다.

구글과 미국 이동통신사 동맹의 가장 큰 경쟁 상대는 일단 사용자를 급격히 늘리는 애플로 보이지만, 시장에 진입하려는 삼성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다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 동맹에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구글과 미국 이동통신 시장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버라이즌, AT&T, T-모바일 US가 참여키로 했습니다.

구글은 2011년 구글 월렛을 선보였으나 지금까지 사업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삼성 갤럭시 S2 이후 주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대부분에 근거리통신(NFC) 칩이 들어가는 등 하드웨어 보급은 비교적 빨랐으나, 소비자들의 실제 사용은 많지 않았습니다.

구글 월렛 결제가 가능한 매장 단말기의 보급이 더디다는 문제도 있었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실제 사용이 플라스틱 카드보다도 불편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을 결제 단말기에 갖다 대고 암호를 입력해야 했던 탓입니다.

이 때문에 구글 월렛으로 대표되던 NFC 스마트폰 기반 비접촉식 결제는 기기와 인프라 보급이 어느 정도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작년 10월 애플이 '애플 페이'를 내놓으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애플은 신제품 아이폰 6와 6 플러스에 탑재된 NFC 칩과 아이폰의 지문인식 시스템인 '터치 아이디'를 결합해 사용자들이 이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매장 결제 단말기 가까이에 아이폰을 대면서 손가락으로 아이폰의 홈 버튼을 누르면 지문 인식을 통한 신원 확인과 스마트폰 확인이 동시에 이뤄지도록 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것입니다.

지문 인식을 통해 어느 정도의 보안성도 확보했습니다.

이 때문에 맥도날드, 월그린, 홀푸즈 등 극히 일부 소매점에서만 애플 페이를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플 페이 사용 건수와 금액은 매우 빠른 속도로 늘었습니다.

애플은 금액 기준으로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미국 3대 신용카드사를 통한 비접촉식 결제 3분의 2 이상을 애플 페이가 차지한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의 모바일 결제 기술업체 '루프페이'를 인수하면서 스마트폰을 통한 비접촉식 결제 시장은 3파전으로 확대됐습니다.

루프페이는 미국에서 아직 널리 쓰이는 마그네틱선 방식 카드 단말기의 약 90%에서 이용이 가능한 비접촉식 결제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NFC 방식뿐만 아니라 기존 마그네틱선 방식 카드 판독기가 있는 매장 대부분에서도 이용이 가능한 모바일 결제 솔루션을 갖게 됐습니다.

삼성전자는 내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발표할 신제품 스마트폰 갤럭시 S6에 '삼성 페이' 시스템을 탑재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글이 미국 주요 이동통신사들과 동맹을 맺고 구글 월렛을 선탑재키로 한 것은 삼성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이동통신 업계의 생리상, '갑'인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을'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구글 월렛을 선탑재하도록 강력히 요청하면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제조사는 사실상 없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삼성전자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동통신사의 앱·서비스 선탑재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제조사는 애플이 유일했습니다.

그런데 정황상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구글 월렛 선탑재를 매우 강력하게 요구할 공산이 큽니다.

이 이통사들은 2010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NFC 기반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 업체 '소프트카드'를 차렸으나 사업은 지지부진했고 구글 월렛과의 충돌도 겪었습니다.

그런데 구글이 이번 동맹을 체결하면서 소프트카드의 지적재산권과 기술을 인수하는 데 합의하면서 그간 비협조적이었던 이통사들을 단숨에 동지로 끌어들인 것입니다.

구글은 상세한 거래 금액을 밝히지 않았으나, 이통사들이 동맹에 참여하고 안드로이드 폰에 구글 월렛을 선탑재토록 하기 위해 꽤 큰 대가를 지불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통사의 강력한 요구가 있을 경우 갤럭시 S6 등 미국에서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신제품 단말기에 구글 월렛과 삼성 독자 솔루션 '삼성 페이'가 함께 탑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럴 경우 삼성전자의 입장은 상당히 난감해집니다.

과거 삼성 챗온과 구글 행아웃, 삼성 리더스허브와 구글 플레이 북스, 삼성 S 보이스와 구글 음성인식 등 기능이 겹치는 앱과 서비스가 삼성 단말기에 함께 탑재된 사례가 꽤 많았으나, 삼성의 입장에서는 모두 사실상 실패로 끝난 경험도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명목상의 장점'은 있었으나 삼성 자체 서비스가 소비자들 사이에 뿌리를 내리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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