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플러스] 평창 쇼크 '205억이 1,040억으로'

스노보드와 스키 프리스타일 경기장인데요.

권종오 기자가 취재파일에 남겼습니다.

지난해 1월 강원도가 작성한 자료입니다.

평창의 보광 휘닉스파크를 보수하는 사업비로 205억 원이 책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1년 만에 이 금액이 1천40억 원으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세부 종목의 개수가 늘어나서 코스를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보수비가 790억 원으로 오르고 보광 측의 영업 손실 보상비로 최소 250억 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합니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핑계에 불과합니다.

종목 수는 2013년 봄, 그러니까 205억이라는 당초 예산이 잡히기 훨씬 이전에 이미 정해졌습니다.

게다가 사기업인 보광이 시설을 공짜로 제공할 가능성은 애초부터 없었는데 손실 보상비를 이제야 계산에 집어넣었단 것도 어불성설입니다.

한마디로 올림픽 유치 이후 3년이 넘도록 세부사항을 제대로 파악도 하지 않고 허송세월했다는 뜻밖에 되지 않습니다.

결국, 발등에 불이 떨어진 문체부는 이제 와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아예 경기장을 정선의 하이원 리조트로 옮기는 아이디어를 내놨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시간이 촉박해서 내년 2월로 예정된 테스트 이벤트는 치를 수가 없어집니다.

무엇보다 국제스키연맹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지가 미지수입니다.

만약 장소 변경이 안 될 경우 정부의 준비 소홀과 늑장 대처로 아까운 혈세가 500억 원 이상 더 들어가게 생겼습니다.

---

한 남성이 술에 취해 대리기사를 불러 집에 왔는데 속된 말로 필름이 끊겼습니다.

그런데 잠에서 깨보니 기사가 폭행을 당했다며 자신을 고소해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3년 만에 항소심에서 억울한 누명을 벗게 됐다는 소식 지난 주말 8시 뉴스에서 보도해 드렸죠.

기사가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통화 녹취가 1심에서는 유죄를 입증하는 증거가 됐지만, 2심에서는 무죄를 입증하는 증거가 됐는데요.

자신이 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외치는 기사 본인의 목소리 말고는 폭행을 짐작할만한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는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돈을 노리고 자작극을 벌인 셈인데요.

듣고 있으면 왠지 어제 있었던 아카데미 시상식이 떠오릅니다.

채희선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대리기사 : 아니 저 지금 모가지가 막 뒤로 막 날아가려고 그래, 지금 여태까지 지금 전화가 지금 얼마나 지금 심하게 지금 이게 제가, 완전히 모욕감도 아니고 이게. 목소리가 다 떨려요. 지금, 사장님!]

상식적으로 이렇게 다급한 상황이라면 갓길에 잠시 차를 세우고 직접 제지하거나 누군가에게 도움이라도 청할 텐데 이 기사는 이렇게 전화기만 붙잡은 채 목적지까지 시속 80km로 주파했습니다.

그날 밤 피고인이 정말 기사를 때렸는지는 사실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대리기사는 그동안 한 번도 재판에 빠진 적 없다가 무죄 확정판결 이후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난 3년간 악몽 같은 법정 다툼에 시달려온 피고인은 이 기사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

진심 어린 사과를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는 분들이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인데요.

지난주 이렇게 한 분 한 분 손가락에 인주를 묻혀 종이에 지장을 찍었습니다.

영문으로 쓰인 편지인데요.

미국의 역사학자 19명에게 전달했습니다.

얼마 전 일본의 역사 왜곡 시도를 강력히 비판하며 집단 성명서를 냈던 바로 그 역사학자들에게 감사와 지지의 마음을 보내는 편지였습니다.

노유진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할머니들은 편지에 "전 세계가 인정하는 사실을 지우려는 일본 정부의 행동에 맞서 당당하게 잘못을 지적해준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썼습니다.

또한 "정확한 역사적 기록을 작성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언제든지 한국을 방문한다면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으로 초대해 생생한 증언을 직접 들려 드리겠다고 적었습니다.

겉봉투에는 지난해 말 아베의 망언을 주제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이미지도 붙였는데요.

이달 초 할머니들을 찾아가 미국 역사학자들의 움직임을 소개했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대신 발송했습니다.

일본군에 성 노예로 끌려갔던 피해자 할머니들은 이제 하나둘 세상을 떠나 53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올여름 일본이 전후 70년을 맞이해 발표하게 될 담화에 얼마나 진정어린 반성과 사과가 담길지 우리 모두 지켜봐야 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