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별로 아프지도 않으면서 입원해서 보험금을 타내는 환자를 속칭 '나이롱 환자' 라고 하지요? 이런 나이롱 환자가 한 해 만에 두 배로 늘었고, 평균 넉 달 입원해서 4천만 원을 챙겨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교통사고 전문병원입니다.
환자복을 입고 깁스를 한 두 사람이 슬그머니 병원을 나옵니다.
당구장, PC 방을 배회하던 이들은 아예 집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나이롱 환자 보험사기 신고자 : 저녁 먹고 나면 아침 조식 때까지 체크가 안 되거든요.]
나이롱 환자들의 수법은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습니다.
A씨 일가족 4명은 103개의 보험에 가입한 뒤 무려 1천 542일 동안 입원했지만, 대부분을 병원 대신 집에서 보냈습니다.
이들은 16개 보험사로부터 7억 4천만 원의 보험금을 타냈습니다.
금융당국에 적발된 나이롱 환자 숫자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3천 700명, 타 간 보험금만 32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난 수치입니다.
금융당국이 이 중 111명을 분석해 봤더니, 1년에 3분의 1 정도를 병원에서 보내며 한 해 평균 4천만 원 정도를 보험금으로 타내고 있었습니다.
나이롱 환자들의 이런 보험사기는 일반 가입자들의 보험료 상승을 가져오는 범죄 행위입니다.
[이준호/금융감독원 보험조사국장 : 허위·과다입원으로 인한 보험사기로 인해서 부당하게 보험금이 과도하게 지급되는 경우 결국 일반 국민들의 보험료 인상으로 귀결돼서 피해가 발생하고요.]
일반사기죄와 별도로 보험 사기죄를 신설해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들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아직 상임위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이홍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