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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차단 장치 뺀 '위험천만' 전기요 수억 원대 유통

겨울철 전기요 과열로 인한 화재가 잇따르는 가운데 과열 차단 기능이 없는 부적합 온도조절기를 단 전기요를 대량으로 제조해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기용품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기도 광주 소재 전기요 제작업체 '오파로스' 대표 김 모(35)씨와 전무 신 모(5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등은 2012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온도퓨즈'가 없는 부적합 온도조절기를 장착한 전기요 4만3천여 개, 6억1천만 원어치를 만들어 판 혐의입니다.

온도퓨즈란 특정한 온도에서 전기 회로를 닫아 전기요가 과열되는 것을 막는 부품으로 온도조절기 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온도조절기는 개당 단가가 4천600원이지만, 온도퓨즈를 빼면 3천200원으로 떨어진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온도퓨즈가 없으면 전기요가 과열돼도 자동 차단이 되지 않아 화상이나 화재의 위험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이 회사가 생산한 제품 가운데 온도조절기 고장이나 과열 현상으로 작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3천 건에 달하는 수리·반품 요청이 들어왔던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김씨 등은 온도퓨즈가 있는 정상적인 제품으로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으로부터 안전 인증을 받은 뒤, 실제로는 온도퓨즈를 뺀 온도조절기로 전기요를 생산해 판매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이들은 이 같은 온도조절기에 공산품 품질 인증 마크인 'Q마크'까지 마음대로 붙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생산된 제품은 인터넷 쇼핑몰과 전국의 도·소매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팔려나갔습니다.

경찰은 "현행 규정상 온도조절기는 별도의 인증 절차가 필요 없기 때문에 김씨 등은 경기도 광주 소재의 한 전자업체에 온도퓨즈를 뺀 온도조절기를 주문하는 방법을 썼다"며 "그러나 부적합 온도조절기를 납품한 쪽을 처벌하는 규정이 지금으로서는 없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회사 창고를 압수수색해 온도조절기 385개를 압수했으며, 관할 지자체에 통보해 이미 유통된 제품을 수거·폐기토록 할 계획입니다.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관계자는 "부적합한 온도조절기를 쓴 전기요를 고온으로 장시간 사용하면 화상을 입을 수도 있고, 열선이 절연되거나 파괴될 수도 있다"며 "인증마크와 인증번호를 꼼꼼히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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