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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자는 시간 부족…'시간빈곤' 대한민국

<앵커>

누구에게나 주어진 24시간이지만, 회사 일과 집안일에 치여 먹고 자는 시간까지 줄여야 하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기적을 이뤘지만, 기쁨을 잃은 대한민국의 모습을 한승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무실이 모여 있는 서울 강남은 밤에 더 화려합니다.

층층이 불이 환하게 켜져 있고, 아직도 직원들은 야근 중입니다.

[강병주/직장인 : 공장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 사항에 대해서 주간에는 계속 대응을 해 주고 야간에는 분석 업무나 검토 업무를 하기 때문에 (야근을 합니다.)]

대치동 학원가는 학부모들 차량으로 몸살입니다.

무거운 책가방을 멘 아이들도 고단한 건 마찬가집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 저희는 분당에서 왔어요. 일 끝나자마자 옷 갈아입고 데리러 온 거예요. 얼마나 더 이 짓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먹고 자고 씻는 것처럼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은 일주일 168시간 가운데 약 90시간.

그러면 78시간이 남는데, OECD 국가 가운데 우리는 두 번째로 일을 많이 하고, 통근, 통학 시간은 가장 깁니다.

가사일, 육아에 하루 1시간만 써도 이미 시간은 마이너스 상태.

결국, 먹고 자는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어 아침은 거르기 일쑤고 수면시간은 OECD 최저 수준입니다.

이렇게 너무 바빠서 생존에 필수적인 시간마저 줄일 수밖에 없는 이른바 '시간빈곤'에 빠진 사람이 노동 인구의 42%나 됩니다.

[이상헌/직장인 : 고민하고 생각할 것들이 많다 보니까 요새 주말에는 거의 나오는 것 같아요. 내 스스로 뭔가 강박관념에 빠진 것 같은….]

광복 이후 70년 동안 빠른 경제성장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바쁜 일상에 따른 시간빈곤은 불행의 요소로 남았습니다.

분명 더 열심히, 오래 일하고 있는데 삶의 만족도는 더 떨어지고 있습니다.

[마이클 브린/'한국인을 말한다' 작가 : 한국인들은 (직장이나 가정에 대해) 너무 많은 의무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신의 시간이 부족해지고, 삶의 만족도는 떨어지는 거죠.]

바쁘게 사는 게 미덕이었던 사회, 이제는 개인에게 시간을 돌려줄 사회적 책임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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