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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의 논픽션] 김혜수-전도연, 충무로 맏언니의 유의미한 행보

[김지혜의 논픽션] 김혜수-전도연, 충무로 맏언니의 유의미한 행보
충무로의 맏언니 김혜수와 전도연이 상반기 스크린 컴백을 앞두고 기대감을 높인다.

두 사람은 자타 공인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배우다. 연기력과 상업적 능력을 두루 갖춰 제작자들이 가장 캐스팅하고 싶어하는 연기자로 손꼽히기도 한다.

김혜수와 전도연은 지난해 단 한 편의 개봉작도 없이 신작 촬영에 몰두했고, 그 결과물을 상반기에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흥미로운 것은 두 여배우가 컴백작으로 색깔 뚜렷한 저예산 영화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먼저 김혜수는 신인 한준희 감독의 '차이나타운'으로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감행한다. '코인로커걸'이라는 가제로 알려졌던 이 작품은 최근 개봉을 앞두고 '차이나타운'으로 제목을 바꿨다.

'차이나타운'은 태어나자마자 지하철 보관함 10호에 버려졌던 일영(김고은 분)이 차이나타운의 실질적 지배자이자 엄마라 불리는 보스(김혜수 분)에 의해 범죄조직의 일원으로 성장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김혜수는 어떤 흉악한 범죄도 일상이 되는 거칠고 살벌한 차이나타운에서 독하게 군림하고 차갑게 일가를 지키는 여자 보스로 분해 색다른 카리스마를 발산할 예정이다. 세부 스토리는 알려지지 않지만 감정의 스펙트럼은 물론이고 외모까지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는 후문이다. 

엄밀히 말해 주연은 아니다. 사실상 후배 김고은이 극의 중심이 돼 이야기를 이끌며 김혜수는 매력적인 조연으로 출연한다. 각 세대를 대표하는 두 여배우의 동반 출연은 엄청난 시너지가 예상된다. 게다가 충무로에서좀처럼 만나기 힘든 여성영화인 데다 하드보일드한 액션 영화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김혜수는 과거 SBS 연예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여성 영화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 충무로의 제작 환경을 언급하며 "작품이 좋고, 캐릭터가 매력 있다면 주·조연 가리지 않고 출연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주연도 아니며, 악역이기까지 한 '차이나타운'에 기꺼이 출연한 것도 작품에 대한 매력과 한준희 감독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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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은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을 통해 상반기 스크린에 컴백한다. 지난해 촬영을 마친 사극 '협녀'의 개봉이 미뤄지면서 '무뢰한'으로 먼저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무뢰한'은 형사와 그가 쫓는 살인사건 용의자의 여자, 그리고 두 남녀 사이에 벌어지는 피할 수 없는 사랑에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전도연은 극 중 살인사건 용의자의 애인이자 술집 마담 '혜경'으로 분해 밀도 높은 감정 연기를 펼친다. 잠입 경찰 '재곤'(김남길 분)과 엮이며 보여줄 다채로운 감정은 전도연 특유의 깊이 있는 연기와 어우러져 극의 몰입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무뢰한'은 2000년 '킬리만자로'로 한국 느와르의 지평을 넓혔던 오승욱 감독이 14년 만에 연출 귀환을 알리는 작품이다. '베를린',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를 만든 한재덕 프로듀서가 제작을, 전도연과 김남길이 주연으로 나서 오승욱 감독의 뒤를 든든히 받쳤다.

'차이나타운'과 '무뢰한'은 모두 CGV 아트하우스가 투자·배급한 작품이고 제작비는 30억 미만이다. 상업영화 평균 제작비(약 50억 원)를 밑도는 작은 영화다. 게다가 수위와 감정이 다소 센 두 영화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두 여배우가 합류하면서 제작이 급물살을 탈 수 있었다. 

여자 영화가 없다는 여배우들의 넋두리와 달리 충무로 제작자들은 "몸을 사린다" 혹은 "여자 영화는 흥행이 안된다"며 기획 자체를 꺼린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 점에서 거대 예산과 멀티 캐스팅이 보장된 영화를 마다하고 19금 장르 영화를 선택한 두 여배우의 선택은 유의미한 도전이자 모험이다.

김혜수와 전도연의 선택이 달콤한 결과로 이어질지 사뭇 궁금해진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사진 = 김현철 기자, '무뢰한'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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