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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19대 국회가 제일 엉터리"…불출마 선언한 前 여당 원내대표의 돌직구 비판

[취재파일] "19대 국회가 제일 엉터리"…불출마 선언한 前 여당 원내대표의 돌직구 비판
● 19대 국회, 첫 여당 원내대표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

 이완구 총리 후보자 임명 동의안 처리가 연기되면서 기자들이 한숨 돌리고 있던 어제(14일) 이한구 의원이 국회 기자회견장에 섰습니다. 이 의원은 혈혈단신 나타나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는데, 난데없이 다음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했습니다.

 이유도 독특합니다. 경제 상황이 너무 안 좋은데, 이런 국가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간을 더 써야한다고 생각했다는 겁니다.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 준비를 해야 하는데,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겠다고 총선 준비를 하면 시간이 도저히 안 된다는 논리였습니다.
 
 이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첫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4선의 중진의원입니다. 새누리당의 텃밭이라는 대구 수성갑을 지역구로 두기도 했습니다. 5선이 되면 국회의장을 노려봄직하고, 다른 정치적인 도약의 기회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당내에서 세대교체의 요구도 없었고, 본격적인 총선 준비 시기도 아닌데 자진해서 국회의원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건 정치권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이한구
● 총선 불출마 선언한 직접적인 이유는 '지역구 관리 부담‘

 이한구 의원은 표정이 잘 읽히지 않습니다. 딱딱한 표정이어서 웃을 때도 어느 정도 좋은 건지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석에서 질문을 하면 정치적인 배경이나 이유에 대해서 직설적으로 설명해주곤 합니다. 비난도 화끈하게 하고, 칭찬도 마음 내키는 만큼 하는 편입니다. 기자회견장의 공식적인 발표 말고 총선불출마 선언을 한 배경을 찾아가서 얼굴을 보며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의원과 인터뷰를 했는데, 주요 내용을 문답 형태로 정리했습니다. (발언 전체를 사전 양해를 구해 녹음하며 인터뷰했으며, 문답을 오디오 취재파일로 다시 가공해 올릴 예정입니다.) 

- 19대 의원 중에 가장 먼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셨는데 왜 불출마를 선언하셨는지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 지금 내년도에 총선에 출마하려면 금년부터 지역구에 살아야해요. 그러면 중앙에서 나라 경제가 심각한 상황에 빠져들어 가는데 이거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데 시간을 쏟을 수가 없어요. 지금 시간이 다급하다고 생각 될 정도이거든요. 그래서 총선이야 누구 다른 사람이 해도 되니까 그 사람보고 하라고 하고, 나는 지금 더 이상 위기에 빠져들지 않도록 방법을 찾는데 시간을 써보자 그런 취지예요.


● 총선 불출마하고 하려는 일은 “정치와 경제를 묶는 역할”

- 총선 불출마를 하고 하실 수 있는 역할이 뭔가요?
= 뭐를 어떻게 해야겠다고 당장 이런 식으로는 얘기할 수가 없어요. 하도 얽히고설키고 해서. 좋은 방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정치적으로 실현 가능하도록 돼야하거든요. 정치와 경제를 같이 묶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해요. 그런 방법을 찾아봐야죠.

● 이한구 의원의 ‘한국경제 위기 진단’

- 경제 환경이 안 좋고, 전망이 안 좋아지고 있다는 말씀하셨던 기억이 나는데, 사정이 어느 정도인 거죠?
= 굉장히 어려워요. 국내 가만히 보면 그렇게 국민들이 대기업들을 많이 욕했잖아요. 혼자 잘산다고. 대기업들이 굉장히 어려워지는 상황이에요. 이익률이 자꾸 떨어져요. 통상임금이니 경제민주화니 이런 것 때문에 기업 경영 사정이 굉장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거 이렇게 가다가는 정말 심각한 상황에 빠지겠구나 생각이 들고, 한편 중산층 붕괴되고 있죠. 전셋값이니 부동산 값이니 너무 앞뒤 안 가리고 정책을 쓰다보니까 이게 점점 위험 수위를 높이고 있고, 많은 국민들이 뭐랄까 자신감을 잃고 희망을 못 갖고 자꾸자꾸…이거를 돌려놓지 않으면 정말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 초이노믹스 돌직구 비판 "빚내서 집사라는 건 더 위험한 거다"

- 최경환 경제 부총리 하면 부동산 부양정책이 떠오르거든요. 거기에 대해서 비판적인 말씀을 하셔서, 거기에 대한 진단은 어떻게 하세요?
= 부동산 정책 비판한 거는 부동산 거래가 정상화 되도록 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렇지만 부동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리려고 하는 것은 그건 오래 못 가는 거다. 또 거기다가 더구나 돈 빌려줘서, 빚내서 집 사라 이거는 더 위험한 거다. 그런 얘기예요. 그러면 이제 대안이 뭐냐, 결국은 경제 정상화예요. 그러니까 이제는 기득권층이 기득권을 내려놓도록 경제 구조를 바꿔줘야 되는 것이고. 또 이 관료집단이나 공공부분에서 경제에 주는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바꿔줘야 되는게. 소위 기득권을 누리는 부분을 이제 교정을 시켜줄 필요는 있는 겁니다. 그런 노력을 해 줘야, 일반인이든 기업이든 좀 더 열심히 일하고 자신감을 갖고 일할 수 있지 않겠냐, 그런 거죠.

● 증세 논란에 직격탄 "19대 국회만큼 엉터리가 없었다"

- 지금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증세논란, 뭐가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 경제가 나빠지면 복지 수요는 더 커져요. 그렇잖아요, 실업자가 늘어나는데 실업수당만 해도 얼만데, 그렇잖아요? 그리고 받아야 되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그것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재원은 점점 부족해지잖아. 경제가 나쁜데 세금이 들어올 리가 없죠. 지금 우리가 잠재성장률 올리는 노력을 하고 있느냐. 경제활성화를 하기 위한 입법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 그거부터 따져라 그 얘기예요. 지금 정부 출범한지 벌써 2년 됐는데 출범하면서 내 놓은 경제활성화 법안 아직도 통과 안 시키고 있잖아요. 그런 거는 처리 할 생각 안 하고 무조건 안 되는 걸 전제로 해서 복지재원을 위해서 세금 더 걷어야 되겠다, 그게 말이 되는 거 아니다. 그러니까 국회도 지 할일은 해놓고 뭘 정부를 비판해야지, 지는 정부보다 더 시원찮으면서 계속 정부만  발목잡고 이러면 안된다, 그 뜻이에요. 19대 국회만큼 이렇게 엉터리 국회가 없었어요. 진짜.

● 입각하는게 낫지 않겠냐는 질문에 "나중에 얘기할 상황이 될 거 같다"

- 입각을 하셔서 정부에서 일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당연히 생각이 들거든요.
= 그거는 나중에 기회가 되거든 다시 얘기할 상황이 될 거 같은데, 지금 상황에서 하는 것은 누가해도 하면 되는 거잖아요. 지금 내가 봐서는 지금 상황으로는 될 일이 아닌 거 같다는 판단이 들기 때문에 조금 적극적으로 내가 연구에 몰두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는 거죠.

● 경제부총리 '마무리 구원투수' 뜻 이룰까

 이한구 의원이 지역구 관리에 부담을 느껴서 총선불출마를 선언했다는 것은 뒤집어보면 현역 국회의원인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똑같은 부담을 느끼는 시점이 됐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공직선거법에는 총선에 출마하려는 고위 공직자는 선거 90일전에 사퇴해야하기 때문에, 최 부총리가 국회의원을 그만 둘 생각이 아니라면 이제 부총리 직을 유지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결국 마무리 구원 투수로 경제부총리를 누군가는 맡아야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점에서 청와대의 내락을 받았든 안 받았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의원은 대통령 입장에서는 공직에 임명해도 부담이 덜한 카드임에는 분명합니다. 한국 경제 위기의 해법을 찾기 위해 다음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이한구 의원이 원하는 답을 찾을지 궁금해집니다.

▶이한구, 총선 불출마 선언…현역 의원 중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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