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청문회 종료…심야까지 투기·차남재산 공방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를 상대로 11일 열린 이틀째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강남 타워팰리스 매입 자금 출처를 놓고 야당의 집중 추궁이 이뤄졌다.

또 이 후보자의 장인에게서 부인으로, 다시 차남에게 증여된 분당 토지(공시지가 20억원)에 대한 투기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장인의 인근 땅을 함께 매입한 이 후보자의 지인 강희철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투기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청문회는 이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날에 이어 이날도 자정에서야 끝이 났다.

이 후보자는 독립 생계를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던 차남의 재산도 공개, 적극적인 의혹 불식에 나섰다.

이 후보자는 국내 유명 로펌에 근무하는 차남 재산이 분당 토지와 예금 1천300만원, 대출 5천500만원 등이라고 공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02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의 '차떼기 대선 자금' 사건 당시 입당 대가로 돈을 받아 타워팰리스를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당시 입당 의원 중 한 명인 원유철 의원은 1억8천만원을 수령했다고 인정했다"면서 "원 의원과 같이 이 후보자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최소한 1억5천만원에서 1억8천만원을 지원받았을 것이며, 이 시점이 바로 타워팰리스를 사기 직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당시 중앙당에서 대선자금으로 5천만원씩 전 국회의원이 다 받았으며 대선 선거운동을 위해 받은 것"이라면서 "더욱이 그 사건은 1심, 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또 강희철 씨가 분당 토지를 구매한 지 석 달 만에 이 후보자의 장모에게 되판 점을 들어 이 후보자 측에서 애초 차명으로 사들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강 씨는 "이 후보자가 저를 어떻게 믿고 구매 대금 3억5천여만원을 차명으로 해줬겠느냐"면서 "또 거기는 집을 짓고 살 곳이지 투기는 아파트나 전철이 들어와야 하는데 평생 가도 그런 것 들어올 자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충남도지사 시절 제2롯데월드 건설 허가를 돕고 6천억원 규모의 부여 롯데리조트 건설 투자를 유치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홍종학 의원은 "롯데 신격호 회장을 찾아가 제2롯데월드를 짓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도와 줄테니 이것을(부여리조트 투자) 해 줬으면 좋겠다고 한 것 아니냐"면서 "이 후보자는 아는 공군 인사를 만나서 해결 방법을 논의하고 활주로를 3도 정도 움직이면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발굴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공군 인사를 만나 해결책을 문의했던 점은 인정하면서도 "제가 일개 도지사로서 잠실에 있는 105층짜리 건물을 짓는 일을 무슨 힘이 있다고 도와주겠다고 하겠느냐"고 부인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자의 친동생이 구속된 '충남 천안 청당지구 아파트' 사업 인가 과정에 이 후보자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내놨다.

이 후보자는 "충남개발공사가 도청 이전 사업에 전념해야지 아파트 사업 같은 여타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했다"면서 "저와 친인척, 주변 모든 사람이 당시 금융거래정보에 대한 내사를 받아 저의 무관함이 밝혀졌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저의 동생의 불찰로 관여된 것은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한편, 이 후보자에 대한 인준 표결에 대해 새누리당은 오랜 관료로서의 경험 등을 높이사 '적격' 판정을 내리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언론관과 각종 부동산 투기 의혹을 들어 '부적격' 의견이 많아 12일 예정된 인준동의안 표결에 난항이 예상된다.

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정문헌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3선 국회의원과 오랜 공직 생활로 업무적인 능력이 검증됐다"면서 "언론관도 녹취와는 다르게 꾸준히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적격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유성엽 의원은 "판단은 아직 세모(유보)로 하고 있다"면서 "언론관이나 부동산 투기, 병역 면탈 의혹 등 여러 가지 문제가 고위공직자로서 심각해 당 지도부와 상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은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를 설 연휴 이후인 오는 23, 24일로 연기할 것을 제안했지만, 새누리당은 애초 예정대로 처리하자고 맞서 공방이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