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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골키퍼의 '황당 헛발질'에 '음모설'까지?

[취재파일] 골키퍼의 '황당 헛발질'에 '음모설'까지?



어제(9일) 스포츠뉴스 끝타이틀로 소개됐던 골키퍼의 황당한 헛발질 장면입니다. 네덜란드 프로축구 고어헤드 이글스의 미케이 반 데 하르트 골키퍼가 동료의 백패스를 길게 차내려다 헛발질을 했고, 공은 그대로 굴러 굴러 골문 안으로 빨려 들었습니다. 종료 2분전에 일어난 이 황당한 자책골(백패스한 팀 동료 웨슬리 베르호엑의 자책골로 기록)은 결승골이 됐고, 고어헤드 이글스는 아약스에게 2대 1로 졌습니다. 공교롭게도 반 데 하르트는 지난 해 여름 아약스에서 임대된 골키퍼입니다. 그야말로 친정팀에게 골을 선물한 셈이 되면서 많은 팬들은 ‘고의’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팬들은 헛발질 상황은 물론 전반 24분 선제골 상황에도 의문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실점 상황에서 몸놀림이 어설펐고, 너무 일찍 포기했다는 인상을 받는다는 겁니다. 팬들 입장에서는 화가 날 법도 한 상황입니다.

 


영국 신문 데일리 메일의 온라인판 ‘메일 온라인’은 “인터넷 상에서 퍼지고 있는 ‘헛발질 음모론’”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메일 온라인은 “과연 20살 유망주 골키퍼가 고어헤드 이글스 안방에서 이런 행동을 고의로 했겠느냐?”면서도 “여러 정황상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의혹”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고어헤드 이글스가 리그 15위로 처져 강등권 싸움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팬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고어헤드 이글스는 2부리그 강등권인 16위 팀 헤라클레스에 승점 3점 차로 쫓기고 있습니다.

일부 팬들은 “과연 이런 실수가 가능하냐?”고 묻습니다. 그런데 백패스가 상당히 강했고, 공이 골키퍼 앞에서 다소 불규칙하게 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고의성’보다는 ‘부주의’에 의한 참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선제골 장면도 골키퍼의 실수보다는 수비진이 무기력하게 무너진 원인이 더 큽니다. 분명 "친정팀을 위해 일부러 헛발질을 했다"는 음모설까지 거론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아무튼 이번 ‘헛발질 사건’은 팬들은 물론 20살 유망주 골키퍼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악몽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지난 2006년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당시 잉글랜드의 폴 로빈슨 골키퍼가 크로아티아와 EURO2008 지역 예선에서 백패스를 차내려다 역시 헛발질로 자책골을 허용했습니다. 잉글랜드는 2대 0으로 패했고, 결국 본선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로빈슨 골키퍼는 이 끔찍한 실수로 선수경력에 최대 오점을 남기게 되며 대표팀에서 하차합니다. 역시 킥을 하기 직전에 불규칙으로 바운드가 나왔지만, 용서받기 어려운 실수였습니다.

어쨌든 “이런 실수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번 ‘헛발질 사건’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자책골 만든 골키퍼 헛발질…'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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