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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널뛰기' 이사견적…"올해는 2월 말이 제일 비싸요"

2월 말∼3월 초 피하면 부담↓

[취재파일] '널뛰기' 이사견적…"올해는 2월 말이 제일 비싸요"
2월입니다. 혹시 주변에 이사하는 집 있으십니까? 학생들 신학기 전인 이맘때가 한 해중 이사를 가장 많이 하는 시기로 꼽힌다고 하는데요. 2~3월, 이제 본격적인 봄 이사철을 맞은 겁니다.

이사 업체에 문의했더니, 올해는 2월 마지막 주가 가장 바쁘다는 답변이 공통적으로 돌아왔습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2월 말을 두고 ‘극성수기’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는데요. 유달리 2월 말에 이사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왜 일까요?

이사 업체들의 분석은 이렇습니다. 2월 중순에는 설 연휴가 끼어있어서, 일단 그 시기에는 이사를 안 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거기에 27일과 28일, 마지막 이틀은 나쁜 귀신이 없어서 이사하기 좋다는 이른바 ‘손 없는 날’이기도 합니다. 2월이 워낙에 이사 수요가 있는 달인데, 설 연휴로 인해 한 주 정도가 이사 예약이 없어지면서, 하순으로 집중됐다는 것이죠.

2월 말에 이사 계획한 분들, 대부분은 이미 계약까지 다 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부랴부랴 지금 계약해야한다, 이런 분들 계실텐데요. 2월 첫 주에 취재진이 문의했을 때 10개 업체 중에 9개 업체에서 예약은 가능했습니다. 다만, 하루 단위로 예약이 빠르게 마감된다고는 한 만큼, 빨리 알아보시는 게 아무래도 좋겠죠.

문제는 비용입니다. 이사 시기에 대한 고려 없이 이사 올 때 가격을 생각하고 문의했다가는 깜짝 놀라게 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올해 2월 말이 ‘극성수기’이기 때문입니다. 이사 비용은 현재 자율 요금제가 적용되고 있어서, 특별히 적용되는 기준은 없습니다. 업체마다 자체적으로, 고객과의 협의를 거쳐 정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시기에 따라서, 업체에 따라서 이사 비용은 ‘널뛰기’ 하듯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습니다.

하루 단위로 100만 원 이상 왔다 갔다 하기도 합니다. 취재 중 만난 한 직장인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강남구에서 구로구까지 80제곱미터 주택의 이사 비용을 의뢰했다고 합니다. 날짜는 2월 26일입니다. 한 업체는 가구나, 집기류에 대한 질문 없이 “200만 원부터 시작”이라고 답했습니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가격과는 다르지 않냐고 문의했더니, 이 시기가 ‘특별’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손 없는 날인 2월 27일은 300만 원부터 시작이라는 설명도 덧붙여 돌아왔습니다. 이사비용 부담에 이 직장인은 결국 3월 5일로 날짜 자체를 변경하게 됐습니다. (이사를 갈 집에 살던 가정에서 이사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면서, 먼저 날짜 변경이 가능하다고 물어왔다고 합니다.) 3월 5일의 이사 견적은 110만 원에서 130만 원대 정도로 나왔습니다.
 
 날짜   2월 26일   2월 27일   3월 5일
 가격  200만 원~  300만 원~  100만 원~

이번에는 50제곱미터 정도의 주택 이사 비용을 직접 의뢰해봤습니다. 날짜는 2월 28일, 1년 중 가장 바쁜 날이라고 하는데,  4개 업체의 견적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아래에 3월 초와 2월 초 혹은 비성수기라고 적은 것은 날짜를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 시기를 전후해서 날짜별로 또 견적이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사 견적 비교/날짜별, 업체별>                            
 
    2월 28일 
(손없는날)
   3월초    2월 초   
혹은 비성수기
 A업체   219만 원  89만 원    70만 원대
 B업체  159만 원  89만 원  
 C업체  129만 원  89만 원    74만 원
 D업체   83만 원      60만 원대

* 방문 견적 후 밝힌 가격. 모두 허가 받은 업체라고 밝힘. 

견적 결과를 정리해봤더니, 우선 날짜별로 가격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4개 업체 모두 성수기, 극성수기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비용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업체별로 얼마의 비용이 추가되느냐는, 표에서 보시듯, 제각각입니다. A 업체의 경우엔 2월 28일 비용이 219만 원, 3월 1일에는 89만 원이었는데, 단 하루 사이에 130만 원이 왔다갔다하는 셈입니다. 

3월 초 비용이 2월 말일보다는 낮아졌지만, 2월 초나 평소(비성수기)보다 비싼 것은 2월 말일의 영향입니다. 이사 업체 상담 내용을 종합해보면, 애초 2월 말 예약하려던 인원이 가격을 조금이라도 낮추려고, 혹은 예약이 이미 마감돼서 3월 초로 옮겨갔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평소보다는 수요가 몰리고 있고, 2월 말 만큼은 아니지만, 비용 상승 효과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같은 날을 기준으로 했을때 업체별 가격 차이입니다. 특히 성수기일때 업체별 차이가 상당합니다. 물론 A 업체가 219만 원을 불렀고, D 업체는 83만 원을 불렀다고 해서, 그것 만으로 A 업체가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 이렇게 표현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A 업체를 이용하려는 고객들로선 이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건 분실, 손상 가능성에 대비하고, 또 이사 당일 추가 비용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을 테니 말입니다. 실제로 이 업체는 다른 업체와는 다른 '서비스'가 제공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A업체와 D업체의 포장 이사 서비스를 실제로 이용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서비스에 대한 판단은 불가능한 상황임을 알려드립니다.)

이런 저런 상황들을 따지다보면, 성수기에 마음에 드는 업체 고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렇다보니, 아예 2월 말 3월 초에는 이사하지 말자는 웃지못할 농담도 나왔습니다. 이사 업계에선 인력 고용, 장비 사용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서 비용 상승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합니다. 펜션 등도 성수기와 비성수기 비용이 다르니 이해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소비자가 문제를 삼고 싶다고 해도, 문제를 삼을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없습니다. 공정위 약관에도 위약금과 관련된 규정만 있을 뿐이어서, 불만이 있다면 해당 업체를 이용하지 않는 수 밖에 없습니다.

성수기 요금, 결국은 소비자가 현명하게 선택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이사 견적 비교 사이트 등도 생겨나고 있는데, 이런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부를 경우에는 허가를 받은 업체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꼭 필요합니다. 무허가 업체일 경우에는 이사 과정에서 귀중품 도난, 집기류 파손 등의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막막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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