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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두 달 만에 기록한 영하 13도…올겨울 마지막 한파?

[취재파일] 두 달 만에 기록한 영하 13도…올겨울 마지막 한파?
1월에 구겨진 자존심을 지키려고 해서일까요? 2월에 찾아온 한파의 기세가 대단합니다.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찬 기운으로 전국을 단 하루 만에 꽁꽁 얼려 버렸습니다.
 
어제와 오늘 기록된 기온을 보면 이번 한파의 위력을 알 수 있습니다. 어제(8일) 영하 12도 가까이 떨어졌던 서울 기온은 오늘(9일) 영하 13도까지 내려갔습니다. 2015년 들어 서울에서 기록된 가장 낮은 기온입니다. 영하 13도하면 겨울 추위로 봤을 때 엄청나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는데도 그동안 워낙 기온이 높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무척 낮아 보입니다.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3도 이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2월 18일 영하 13.2도를 기록한 뒤 무려 53일 만의 일입니다. 거의 두 달 만에 기록한 영하 13도인데요. 이번 한파가 올 겨울 가장 강력한 한파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서울 기온만 낮은 것은 아닙니다. 설악산(정확하게는 양양군 서면 오색리)의 최저기온은 어제 영하 23.5까지 내려간 데 이어 오늘 아침에도 영하 23도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추위의 위력을 느끼기에 충분하죠.
 
놀랄만한 사실은 제주도의 기온이 이번 겨울 들어 처음으로 영하로 내려갔다는 것입니다. 제주도는 좀처럼 영하로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데, 어제 영하 0.7도로 올 겨울 최저기온을 세운데 이어 오늘은 영하 0.3도를 기록하면서 이틀 연속 영하로 내려갔습니다. 한겨울이 아닌 2월에 겨울 최저기온이 세워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그러면 도대체 왜 이렇게 갑자기 추워진 것일까요?
 
한마디로 말하면 이번 한파는 북극의 찬 공기가 한반도까지 밀려와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1월 내내 시속 150km가 넘는 강한 제트기류를 건너지 못해 북극 주변에 갇혀있던 영하 35도의 찬 공기가 제트기류가 약해진 틈을 타 남쪽으로 진출을 시도한 것이죠.
 
하지만 이번 한파를 몰고 온 북극 찬 공기의 양은 많지 않습니다. 뒤에서 지원군이 계속 오는 것도 아니어서 보급로가 끊기면서 한파의 세력을 오래 유지하기도 쉽지 않은데요. 이 때문에 한겨울 보다는 한파가 일찍 물러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늘 오후에는 서울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면서 한파의 기세가 꺾이겠고 내일(10일)부터는 예년 이맘때의 기온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올 겨울 최강한파가 이름에 걸맞지 않게 쉽게 물러가는 것이죠.
 
한파가 물러간 뒤에는 당분간 이번 한파에 견줄 만한 추위 소식이 없습니다. 시기적으로 2월의 중순에 접어들면서 태양의 고도가 상당히 높아지고 있고, 그만큼 찬 공기의 위력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파가 물러갔다고 해서 올 겨울 추위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매서운 한파가 밀려올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아침에는 여전히 영하 5도 안팎의 차가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한파가 물러갔다고 너무 성급하게 얇은 옷으로 갈아입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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