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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전국 아파트 인근 높은 옹벽, 장마철 전에 일제 점검 보수 필요"

대담 : 전국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광주연합회 한재용 지부장 / 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조원철 명예교수

▷ 한수진/사회자:

어제(5일) 새벽이죠, 광주 한 아파트 인근에 옹벽이 붕괴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요, 아파트 주민 500여 명이 대피하고 옹벽과 토사가 주차장을 덮쳐서 차량 수십 대가 매몰됐다고 하지요. 이 사고 미리 막을 수는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사고 현장에 다녀오신 전국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광주연합회 한재용 지부장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지부장님, 나와 계십니까? (▶ [슬라이드 포토] 광주 아파트서 옹벽 붕괴…토사에 뭍힌 차량들)

▶ 한재용 지부장/전국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광주연합회

네.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사고가 난 현장 다녀오셨다면서요. 어떻든가요?

▶ 한재용 지부장/전국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광주연합회

부실공사를 바로 시정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너무 크고 처참하다고 느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부실공사였다? 한 마디로.

▶ 한재용 지부장/전국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광주연합회

예.

▷ 한수진/사회자:

그런 말씀들을 주민들이 하시던가요?
 
▶ 한재용 지부장/전국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광주연합회

일부 주민은 하고, 원래 그 아파트는 들어갈 때부터 옹벽이 너무 높아요. 그래서 위험하다는 것을 누구나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옹벽이 너무 높았다?

▶ 한재용 지부장/전국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광주연합회

15m 정도이고 길이도 한 200m 정도입니다. 그리고 1개 동쪽은 야산을 수직으로, 90도로 깎아버렸습니다. 그래서 아파트 7~8층 높이 정도입니다. 옹벽 높이가.

▷ 한수진/사회자:

15m가 넘는, 아주 상당히 높은데, 근데 그걸 그냥 수직으로 깎아서 만들었다 이거죠? 그러다 보니까 주민들이 많이 불안해하셨다고요.

▶ 한재용 지부장/전국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광주연합회

예. 우당탕 새벽에 소리가 나고 하니까 십년감수를 했다고 그럽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고 당일에요?

▶ 한재용 지부장/전국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광주연합회

예. 다행히도 발 빠르게 대처해서 인근 중학교에 대피해 몸만 피했다고 하더라고요. 모두들 놀란 표정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지진이 날 줄 알았다’ 이런 말씀들 하시던데, 근데 ‘이런 사고가 언젠가는 일어날 줄 알았다’ 그렇게들 주민들이 말씀하신다면서요? 

▶ 한재용 지부장/전국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광주연합회

예. 사고가 난 이 아파트는 21년 전에도 입주 한 1년 만에 하자와 부실공사로 말썽이 많았습니다. 저도 네 차례 가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해 주었고, 특히 옹벽 높이가 15m 정도면 관계기준에 따라서 2, 3단 정도 계단식으로 옹벽을 설치해야 합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붕괴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옹벽은 규정 상 부실시공으로, 법대로 재시공을 요구하라고 몇 번을 당부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90도 벽이 아니라 계단식으로 옹벽을 지었어야 되는데 그렇게 해서 꾸준히 옹벽의 위험에 대해서 주민들도 문제 제기를 해왔던 거군요.

▶ 한재용 지부장/전국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광주연합회

그리고 야산에 물도 많이 흐르고요.

▷ 한수진/사회자:

아 물도 계속 흘렀어요? 이런 붕괴 조짐 비슷한 게 꾸준히 있었다는 말씀이시네요?

▶ 한재용 지부장/전국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광주연합회

예예.

▷ 한수진/사회자:

근데 이렇게 무리해서 15m나 되는 높은 옹벽을 쌓은 이유는 뭘까요? 


▶ 한재용 지부장/전국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광주연합회

사실 그 당시 규정이 옹벽이 3m가 넘으면 계단을 설치하라고 했거든요. 시공업자들은 자기 확보된 대지에 한 동 아파트라도 더 지어야 수익성이 올라갈 거 아닙니까. 그래서 관계 규정을 지키지 않고, 수익성만 생각했던 이기주의 때문이죠.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규정을 지키지 않고도 아파트가 지어질 수 있었고 주민들이 살 수 있었다는 말인데요. 그건 참 문제가 돼 보이네요. 지금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점은 없을까요?

▶ 한재용 지부장/전국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광주연합회

대피를 했고, 앞으로 어떻게 옹벽을 보완하느냐에 따라서 문제가 있겠습니다만 아마 붕괴는 되겠지만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대피는 한 상태니까요. 지금도 흙이 계속 무너져 내린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광주에 이런 식으로 아파트 주변에 옹벽을 올린 곳들, 꽤 된다고요?

▶ 한재용 지부장/전국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광주연합회

시 발표만 121개소가 이런 아파트가 있는데, 이 아파트와 유사한 곳은 한 50개 소 정도 된다고 그럽니다. 이렇게 비가 온다든가, 장기간으로 볼 때 붕괴될 우려가 있는 곳이 한 50개 소 된다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곳에 사는 분들, 또 이번 사고로 굉장히 불안해들 하시겠네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재용 지부장/전국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광주연합회

예. 감사합니다.
아파트 옹벽 붕괴


▷ 한수진/사회자:

전국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광주연합회 한재용 지부장과 말씀 나눴고요. 이어서 전문가와 자세한 말씀 좀 나눠보겠습니다.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조원철 명예교수님, 전화 연결돼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조원철 명예교수/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예. 수고하십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니 근데 옹벽이 15m, 그것도 90도로 세워져 있었다네요?

▶ 조원철 명예교수/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재주가 좋은 나라죠. 15m면 굉장히 높은 겁니다. 물론 거기는 콘크리트로 되어 있었습니다만, 서울의 아현동에 보면 일제 시대 때 돌로 쌓아가지고 한 15m 이상 되는 석축도 있어요. 워낙 잘 만들었기 때문에 아직도 안전하게, 튼튼하게 잘 지켜지고 있습니다.
 
근데 이번에 광주 사고는, 물론 시간이 상당히 경과되긴 오래되긴 했습니다만 오래됐다고 해서 무너지는 건 아니고, 물론 약화는 됩니다만 근본적으로 설계가 잘못됐든지 아니면 설계를 제대로 시공하지 않았든지 하는 문제가 분명히 있을 걸로 저는 판단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 이 옹벽이 구조상 계단식으로 만들어졌어야 된다는 거죠?

▶ 조원철 명예교수/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그렇죠. 당연히 계단식으로. 밑에서도 경사도 훨씬 더 완만하게. 그렇게 하려면 경계선이 있기 때문에 계단으로 만들려면 아파트를 지을 수가 없죠, 한 동 정도는.

▷ 한수진/사회자:

근데 이런데도 버젓이 문제가 없이.

▶ 조원철 명예교수/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이게 이제 저희들이 말하는 재난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관재’라는 겁니다. ‘관재’. 관에 의해서, 이건 건축행정에서 분명히 문제가 있었거든요.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것이 발생했는데 이것이 바로 ‘관재’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어쨌든 규정상으로도 이렇게 할 수 없게 되어 있는데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거고요. 그리고 이 옹벽도 아주 튼튼하게 만들어진 건 아닌 것 같아요?
 
▶ 조원철 명예교수/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그렇죠. 저희들이 중앙 설계 심의위원 할 때 심의를 해봅니다만 15m 높이의 옹벽이면 이건 엄청나게 두꺼운 콘크리트 구조물이 돼야 합니다.

그리고 밑에 기초도 있죠? 굉장히 넓게 튼튼하게 쳐져야 되는데 무너진 현장 사진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이건 분명히 부실 설계 내지는 부실 시공이 포함돼 있다. 그렇게 판단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떨어져나간 벽에 보면 콘크리트에 아주 짧은 철근들이 박혀 있잖아요.

▶ 조원철 명예교수/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그렇죠. 예예.

▷ 한수진/사회자:

추정해보건대 이건 분명 부실공사였다. 분명해 보인다는 말씀이시죠?

▶ 조원철 명예교수/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예예.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렇게 부실하게 지어진 건물은 당연히 해빙기는 더욱 더 위험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 조원철 명예교수/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해빙기도 위험하지만 전체 산 구조를 보면요, 뒷 배면 위에는 또 일반 밭이 있고 경사면도 급하고, 오히려 여름 장마철이 더 위험했을 겁니다.
 
장마철에는 옹벽 경사면에 물도 흘러나왔을 테고, 제가 현장을 관찰을 제가 직접은 못 했습니다만 분명히 사전에 조짐이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걸 관심을 갖지 않고 정밀하게 관찰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고, 또 사전에 정밀진단을 했다고 하는데 그 정밀진단이 눈으로만 보는 진단을 했을 겁니다. 실제 계산이나 실측을 전혀 하지 않은 그런 진단을 했기 때문에 그냥 ‘안전하다’ 그렇게 판단했을 걸로 판단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자체에서 지금 1년 전 쯤에 안전점검을 했는데 거기서는 ‘이상이 없다’ 이렇게 판정을 했다는 거잖아요.

▶ 조원철 명예교수/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그렇죠. 그냥 눈으로만 슥 둘러보고 전체 모양이 괜찮은 것 같으니까 괜찮다고 한 거죠.

▷ 한수진/사회자:

주민들은 계속 불안해했다고 하고요. 지난해 여름에는 옹벽 주변 배수관이 부식돼서 빗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기도 했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어요.

▶ 조원철 명예교수/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그런 옹벽 위에는 옹벽 위쪽으로 가능한 한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배수 시설을 잘 해줘야 됩니다. 그래서 물이 옆으로 흐르도록 해서 옹벽 뒤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옹벽 뒤에 물이 들어갔더라도 물이 다 빠질 수 있도록, 흔히들 숨구멍이라고 그러는데, 그 구멍을 잘 정비를 해주고 물이 빠져나오도록 해야 되거든요.

근데 그게 안 나오면 흙이 미는 토압하고 그 다음에 물이 들어가서 밀어주는 수압이 또 걸리게 되면 이게 문제가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해빙기도 위험하지만 장마철에도 아마 더 큰 문제였을 거다 하는 말씀이신데요. 근데 교수님, 역시 이런 면에서 보면 또 관재는 분명해 보이네요. 안전점검을 해도 판정이 제대로 안 되고. 그런데 또 문제는 이런 높은 옹벽이 설치된 곳들이 상당히 많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 조원철 명예교수/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광주만 아까 한 50여 군데 된다고 그러는데 광주뿐만 아니고 우리가 사는 서울에도요, 엄청나게 많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자꾸 산자락, 경사면을 잘라가지고 완전히 직각으로 만들어서 아파트를 지은 곳이 여러 곳 있거든요. 수백 곳이 되거든요. 이게 전국적으로 따지면 엄청나게 많을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부분은 좀 일제 점검이 필요해 보이네요.
 
▶ 조원철 명예교수/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점검을 하더라도 이게 점검하고 그 다음에 조처가 있어야죠. 제대로 된 점검을 지반공학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을 동원해서 정밀하게 점검을 하고, 보수 ? 보강을 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꼭 필요합니다. 특히 이제 여름 장마철을 앞두고 있고요.

▷ 한수진/사회자:

눈으로 뭐 대충 보는 그런 점검은 사실 뭐 하나마나 아닙니까.
 
▶ 조원철 명예교수/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육안 점검은 해선 안 되고 정밀하게 옛날 설계도도 보고, 그 다음에 현재 콘크리트가 어떻게 노화됐는지, 콘크리트도 늙어가거든요. 노화된 상태를 파악을 하고 그 다음에 옹벽이 바치고 있는 뒤의 경사면들이 어떤 상태인지를 아주 정밀하게 점검하는 전문가들이 많이 있거든요. 지반 공학 하시는 분들은 그게 전문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규정이 있어도 지키지 않고, 점검을 해도 대충대충 눈으로 하고. 그러니까 이런 사고가 생기네요.

▶ 조원철 명예교수/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규정이 잘못되든지 규정이 안 지켜지는 게 이게 바로 관재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늘 강조하시는 그런 말씀이시죠. 예,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연세대 조원철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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